"농촌에 희망이 없다고요? 저는 많이 떠날수록 좋아요"
"농촌에 희망이 없다고요? 저는 많이 떠날수록 좋아요"
21살 당찬 청년, 한국농업전문학교 실습생 이재용씨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5.06.17 00:00
  • 호수 7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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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살 당찬 청년 이재용씨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렸다. 흙냄새가 풀풀 난다. 태양빛에 잘 그을린 얼굴에 담겨있는 미소는 편안한 자연을 그대로 닮았다. 이제 갓 21살이다.

일찌감치 중학교 때부터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었지만, 그리 되기까지 쉽지가 않았다. 정작 복숭아 농사를 짓는 아버지는 농촌에 무슨 희망이 있냐고 반대했지만, 그의 뜻을 꺾기란 의지가 너무 강했다.

이재용(21, 경북 영천)씨다. 한국농업전문학교 2학년이다. 지난 1월 한방복숭아로 유명한 강영근씨의 도덕봉 농원에 내려와 현재 6개월째 실습(10개월 과정)중이다. 강영근씨의 농장은 옥천에 몇 군데 안 되는 한국농업전문학교 실습장으로 7년 동안 2기부터 8기 이재용씨까지 7명의 실습생을 받았다. 농촌에 희망이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참 독특하다.

“더 떠나야 해요. 그래야 경쟁자가 없어서 제가 돈을 더 많이 벌죠. 농업은 희망이 있습니다. 여기 와 전자상거래로 도시 소비자들과 나눔의 농사를 짓는 것과, 자연농법에 반했습니다.”

그는 안동생명과학고를 졸업한 후, 바로 경기 화성의 한국농업전문학교에 입학한다. 망설일 여지도 없이 당연한 선택이었다. 강영근씨는 말한다.

“재용이는 지난 12월31일 새벽 4시 천태산부터 출발해, 대성산, 장령산, 마성산을 지나 옥천 삼거리까지 저녁 9시에 도착하는 힘든 산악여행을 했죠. 장터나 농산물 엑스포, 세미나가 열리면 언제든 찾아가라고 합니다.”

재용씨는 지금 꿈에 부풀어 있다. 학교 졸업하면 아버지가 농사 짓는 영천의 복숭아 농장을 새롭게 바꿀 것이다. 그래서 세계 제일의 복숭아 농가를 꿈꾸고 있다.

“농사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봐요. 비록 제 또래들이 도시로 떠나고 있지만, 저는 버려진 농촌에서 금맥을 캘 자신이 있습니다.”

거칠고 투박한 손, 햇볕에 잘 그을린 얼굴이 그의 다부진 꿈이 곧 실현될 거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 같았다.

국립한국농업전문학교는?

국립한국농업전문학교(http://www.kn.ac.kr/)는 우리 농업의 세계시장 경쟁력강화를 위한 후계인력의 체계적인 육성을 목표로 대통령 자문기구인 농어촌 발전위원회에서 건의해 97년 3월에 개교 및 제1회 입학생을 받았다.  

농업전문학교는 졸업과 동시에 전문학사 학위가 수여되고, 재학기간 중 학비 및 기숙사비 등 전액 국비 지원되며 우수학생 60명을 선발해 1년간 미국 등 해외실습 파견도 주어진다.

또, 전교생을 2주간 해외농업선진국 연수를 시키고, 졸업 후 남학생은 6년간 농사를 지으면 병역특례를 받고 영농정착자금도 지원된다.

학과로는 식량작물학과(35명), 특용작물학과(40명), 채소학과(30명), 과수학과(35명), 화훼학과(40명), 축산학과(60명) 등 정원이 240명이며 1학년은 이론, 2학년은 국내외 현장실습, 3학년은 창업지원 과목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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