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탐방] 천일갈비
[먹거리탐방] 천일갈비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11.27 00:00
  • 호수 4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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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냉면이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고 새로운 활력소를 준다면 겨울에 맛보는 냉면의 맛은 또 다르다. 한 겨울 어둠이 내리고 심심한 입을 달래기 위해 구운 인절미와 함께 먹던 뒤 켠 김장독에서 금방 퍼온 살얼음 얼어있는 동치미 국물 맛과 비교할 수 있다. '상쾌하다.' 특히 고기를 먹은 뒤라면 그 맛의 진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담백한 돼지갈비와 그런 상쾌한 겨울냉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구읍에 있는 '천일갈비'에 가면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정해져 있다. 돼지갈비와 칡냉면 그리고 소면. "IMF경제위기 이후에 갑자기 힘들어져서 찌개나 갈비탕 등 다른 메뉴를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처음 생각한대로 전문점으로 끌어 나가는 것이 손님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메뉴를 함께 할 경우에 아무래도 관심과 정성이 분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신연옥(42)씨의 설명이다.

천일갈비에서 내놓는 돼지갈비의 재료가 되는 고기는 대전에서 '옥천정육점'이라는 상호로 정육점을 경영하고 있는 신연옥씨의 오빠 신용철(50)씨가 엄선해서 대주고 있다. 옥천정육점에서 받은 갈비를 직접 손질해 15가지의 재료로 만들어내는 양념에 재어 3일간 숙성용 냉장고에서 적당히 숙성을 시킨다.

그렇게 나온 돼지갈비는 연하고 구수하다. 강한 양념 맛에 고기 맛이 묻히지도 않고 단 맛이 강해 금방 질리지도 않는다. 이런 맛이 다양한 계층이 천일을 찾도록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래서 간혹 숙성시킨 고기가 떨어져 찾아 온 손님을 그냥 돌려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급하다고 양념도 제대로 안 된 고기를 내놓는 것은 안되죠, 달리 전문점인가요, 제대로 된 고기를 내 놓는 것이 당연한거니까요." 고기를 먹은 후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천일의 겨울 냉면 한 그릇은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밤 새워 내린 사골국물에 밝힐 수 없는 7가지의 재료를 넣어 역시 육수 냉장고에서 일정한 온도로 숙성시킨 육수에 적당히 들어가고 삶아 낸 칡 면발이 어우러진 맛은 서두에 설명한 바로 그 상큼해서 상쾌한 맛이다. 차량운행과 갈비손질을 담당하는 신연옥씨의 남편 박형용(42)씨 그리고 동서인 유영수(34)씨가 운영하고 있는 천일갈비는 돼지갈비 전문점으로서 자리를 착실히 잡아가고 있었다.

아! 하나 더, 천일에서 요리하는 모든 음식의 물은 수돗물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냉면 육수, 된장찌개, 김치국물 등에 사용되는 모든 물은 정수기를 거쳐 나온 물을 사용한다. 유영수씨에 따르면 같은 물이지만 음식이 완성된 후의 맛은 많은 차이가 난다고.....
음식가격 : 돼지갈비(300g) 4500원, 칡냉면 4000원, 소면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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