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정지용 나왔다
만화로 보는 정지용 나왔다
향토만화가 김 윤 그림에 50쪽 분량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5.05.06 00:00
  • 호수 7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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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용 시인은 누구신가요?

어렵게 결정하고 오기로 만들었지만,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여전히 작가의 영역인가 보다. 옥천읍 상야리에서 부모님을 도와 배와 복숭아 농사를 지으면서 만화를 그리는 향토만화가 김 윤(30·본사 만평작가)씨가 지용제에 앞서 지용시인을 소개하는 만화책 ‘정지용은 누구신가요?’를 냈다.

옥천문화원이 400만원의 예산을 후원해 3000여부를 찍어냈다. 이번 만화책은 옥천군내 각 초중고등학교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옥천문화원 이인석 원장은 "자용을 좀더 친근하게 느끼게 하기 위해 만화를 제작하기로 했다"며 "향토만화가 김윤씨가 너무 잘 그려줬다"고 말했다.

김 윤씨는 지용의 캐릭터를 그려냈고, 오래전부터 지용의 시를 만화로 형상화한 지라 그 공력이 축적돼 한 달 여 남짓 걸렸다지만, 그 기간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그 누구도 아닌 지용이기에 말이다.

지용의 ‘옛 이야기 구절’을 누구보다 좋아하고, 동시 중의 ‘종달새’를 조용히 읊조릴 줄 아는 그녀이기에 지용은 남다르다.

“삼동내 얼었다 나온 나를… 종달새 지리지리지… 왜 저리 놀려대누… 엄마없이 자란 나를 왜 저리 놀려대누… 해바른 봄날 모래톱에서… 나 홀로 놀자….”

엄마 없이 자란 지용시인이 큰 나무 밑 둥에 혼자 앉아 먼 산을 바라볼 것 같은 그림도 그래서 놓치지 않았다.

“가끔 제 그림에 등장하는 큰 나무밑에 혼자 앉아있는 먼 산 보는 아이 그림이 있어요. 근데 종달새라는 시를 읽으면 그런 그림이 떠올라요. 가슴이 아프죠.”

시인이 어려서 옥천을 떠나고, 스물 두 살에 ‘향수’를 지었다면 김 윤씨 본인도 어려서 옥천을 떠나 스무살 초입에 다시 고향에 와서 지용이 느꼈던 그 정서를 많이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

지용의 삶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책을 내고 싶다는 그녀는 이미 출판사와 이야기를 하고 있어 요즘엔 스토리 구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간은 다르지만, 지용과 같은 공간을 공유한 그녀는 다시 만난 고향 옥천에서 흙냄새 풀풀 나는 만화를 그려내고 있다. 오는 5월8일 오전 10시에는 그녀가 사는 상야리 마을 경로당 준공식에 그녀가 상야리 주민들을 위해 직접 그린 깃발이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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