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탐방] 양지만화
[상가탐방] 양지만화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10.30 00:00
  • 호수 4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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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부터 만화가게는 불량스럽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회의 바깥 테두리에 있는 학생들만이 드나드는 곳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던 것이 최근 에니매이션이라는 큰 범주에서 만화가 새로운 문화매체로 인식되어지면서 그런 좋지 않은 편견도 조금씩 사라지고있다.

"좋은 만화는 좋은 영화나 명작소설만큼이나 훌륭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일반 주민들의 좋지 않은 인식이 해소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옥천에서 7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양지만화를 인수한 박종일(27/옥천읍 죽향리)씨의 얘기. 다른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만화가게를 시작한지 2년이 되어 가는 박사장은 만화업계에 수혈된 '젊은피'다.

사회적으로도 만화산업이 갖는 사회적, 경제적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는 시점에서 충분히 전망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는 박종일씨. 젊은 혈기만큼이나 그의 마케팅 전략은 도전적이고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만화 배달 서비스' 배달이 이미 모든 사업에서 보편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박 사장은 만화가게에 앉아있기 쑥스러워하는 40~50대 장년층에게 좋은 만화를 선정, 배달하는 서비스 시스템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물론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어른들도 만화를 좋아하고 보고싶어한다는 박사장의 판단이 적중한 것이다.

"지금 전체적으로 만화산업, 특히 만화가게가 많이 위축되어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PC게임방 등 새로운 경쟁업체가 등장하는 것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PC게임 매니아가 있는 것처럼 만화 매니아들도 존재를 하기 때문에 전망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모습 그대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박종일씨는 아직 힘든 상황이어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만화라는 문화매체가 갖고 있는 매력과 만화 매니아들이 형성하고 있는 지반을 믿고 있다. 그렇기에 현재 시행하고 있는 만화배달서비스 이외에도 밝힐 수 없는 많은 아이템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박종일씨.

"청소년들도 나름대로의 작품성이 있는 작품에 대한 기준을 선정해 놓고 그것에 부합되는 만화를 선별해서 읽습니다. 그림이나 스토리 구성력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거지요, 그 정도의 판단능력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남들은 지는 업종이라고 느낄 수 있는 만화가게 사업에 뛰어든 청년 박종일씨는 기존의 틀과 상식을 벗어난 새로운 만화가게 형태를 갖추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만화가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라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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