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탐'과의 전쟁 선포!
'사탐'과의 전쟁 선포!
청소년 기자의 고3 일기(79)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04.09.17 00:00
  • 호수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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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 전, 학교에서는 두려우면서도 가장 긴장되는 일이 있었다. 바로 수능 원서를 접수하는 것이었다.  말로만 수능 며칠 남았다고 하면서 느끼지 못했었는데 막상 이렇게 원서를 써야된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 구석이 탁 막히면서 뚫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제까지 한 것도 얼마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그나마 남은 앞으로의 시간을 더욱 요긴하게 쓰라는 채찍질이란 생각도 들었다. 내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사회탐구(이하 사탐) 영역은 윤리, 국사, 한국지리 그리고 한국 근현대사이다.
 
공부해왔던 것이지만 이걸로 하겠다고 쓰고 쾅쾅 도장까지 찍고 보니 잘 선택한 건지 아닌지 알쏭달쏭하다. 게다가 요즘 `사탐' 공부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다른 언어나 수리, 외국어도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사탐'은 정말 심각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매번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총 200점 중에서 180점 이상을 맞는 아이들을 볼때마다 내 가슴은 정말 무너지는 것 같다. 솔직히 처음 3월 달에는 공부를 덜했으니까 괜찮다고 나를 합리화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만한 핑계거리도 없다. 솔직히 방학동안 `사탐' 공부를 안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죽어라고 노력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다 내 탓이네”라고 생각하니까 한숨이 절로 나온다.
 
요즘은 그나마 자신있었던 한국지리도 갈수록 태산이다. 전과 달리 점점 범위가 넓어지면서 내용도 심화되어서 웬만큼 쉬운 문제를 빼고는 계속 비만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야자를 하면서 친구에게
“난 사탐 풀 때마다 절망에 빠지는 것 같아” 
“맞아. 나도 문제집 풀다가 틀리면 열받아”하면서 서로를 위로해야만 했다.
 
다른 언어나 수리 같은 영역과는 달리 `사탐'은 책에 똑같은 내용이 나와 있기 때문에 더 화가 나는 것 같다. 내가 좀더 책을 깊게 잘 읽었다면 분명히 맞았을 문제인데 틀리니까 말이다. 생각해 보니 전에 그렇게 싫어하던 국사를 선택하고 정리하며 공부한 건 다 오기였나보다.
 
다른 애들도 다 잘하는 걸 나만 못하니까 자존심 상해서 국사 이 녀석에게 더 오기가 생겼던 것 같다. 그렇다고 국사가 자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전에 그런 오기라도 없었다면 난 제대로 결정도 못하고 `사탐'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방황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그 많은 시간이 남은 것도 아니고 내 점수도 안정권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지금은 사탐에 전쟁을 선포하려 한다.
 
이제는 머리 싸매고 윤리, 국사, 한국지리 그리고 한국 근현대사 모두에게 오기를 부리려 한다. 그러니까 너네들도 내가 쫓아갈 수 있을 만큼 기다려!

염영주(옥천고3) 청소년 기자  young-ju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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