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초 화성분교 홈페이지 만든 박범수
청성초 화성분교 홈페이지 만든 박범수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1999.08.28 00:00
  • 호수 48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 박범수(48·청성초등학교 화성분교 교사)씨의 이름 석 자는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그가 초등학교 어린이 독서지도에 관해 학부모들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료를 올리고 신문사 자유게시판에 알려온 것이 지난 달 29일. 박 교사가 만든 홈페이지는 비단 이것 뿐만이 아니다. 박 교사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와 가족 홈페이지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고 부인과 자녀의 이름으로도 각각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 여름방학에는 8월말로 폐교되는 청성초 화성분교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나는 후회합니다.

이제 화성분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순간에야 지난 시간들을 아쉬워합니다. 학부모님들과 아이들, 우리는 모두 정다운 가족이었는데 가족이 흩어지는 아픔이 가슴을 파고듭니다. 좀더 잘해줄 걸. 먼 훗날 찾을 수 없는 화성의 흔적이 두려웠습니다. 그리하여 문집으로 역사에 남기고 홈페이지로 살아있는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이런 작업이라도 해놔야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습니다." 홈페이지를 만들며 박 교사는 이렇게 심정을 토로했다.

화성분교 앞 장구봉의 명칭을 딴 홈페이지는 박 교사의 학교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아쉬움, 폐교가 결정되기까지 학부모들의 안타까움 등도 엿보인다. 학교 연혁과 65년 1회 졸업생들의 빛바랜 사진부터 역대 졸업생들의 확보된 사진을 올렸다. 학교는 폐교되지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는 계속 주민들과 이 학교 학생들에게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지역과 동창, 학생들이 사랑하던 학교가 폐교된다니 마치 죄짓는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무언가 남겨주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 그는 화성분교에 애착이 많다. 지난 95년께에도 2년간 근무했었고 97년부터 분교 부장교사로 근무했다. 현재 가족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기본적인 컴퓨터 연수를 제외하고는 혼자서 책을 보고 익히는 등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화성 홈페이지를 만든 것도 현실 속에서의 화성은 비록 사라지지만 홈페이지 속에서나마 학교의 향취를 간직하고픈 주민들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장구봉 운영자로 나선 박 교사는 앞으로 동창들이나 지역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더욱 알찬 화성분교 홈페이지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박 교사는 몇 년 전 자매의 글을 모아 '우리 두리'라는 문집을 발간, 화제를 모았던 유리·유미 자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부인은 강은자(48)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