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면 마장리] 6백년 이어온 옥천육씨 세거지, 고랭지 채소 각광
[청성면 마장리] 6백년 이어온 옥천육씨 세거지, 고랭지 채소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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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6.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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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장리 전경

옛부터 청성면 마장리(馬場里)를 일컬어 '일마장'이라 했다. 이서평, 삼의동이라고 해서 옛 청산현 내에서는 제일로 쳤다. 아마도 옛부터 살기가 꽤 좋았던 모양이다.

인심좋고 경치좋고 교통좋고, 고루 조건을 갖춘 곳에 마장리가 있다. 마장리는 19호 국도를 건너 앞쪽으로는 두릉리와 도곡리요, 마을을 뒤로하여 들판을 가로지르면 안내면 오덕리와 연결되는 지점 쯤에 있다.  마을 앞에서 살피노라면 말무덤이 너머로 우뚝 솟은 금적산이 마치 마을을 보호해주는 듯 하다.

마장 마을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옛 얘기를 비롯해 곳곳마다 선인들이 살다간 흔적들이 묻어난다. 얘기로 뿐만 아니라 자기 등 유물 출토도 이루어진 곳이라는 주민들의 설명이다.

대대로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온 옥천육씨 문중의 세거지이기도 한 이곳은 이들 문중의 족보 기록에 의하면 약 6백년에 이르는 오랜역사를 지녔다. 현 육동호 이장의 21대조인 육 항공이 마을에 내려와 거주한 것이 이들 문중의 시발이라고 문중에서는 전한다.  또 제주목사를 지낸 육 한 공은 제주도에서 말을 많이 몰고와 이곳에서 키우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마장이란 마을 지명이 붙었고 또 죽은말을 묻어주던 곳이 있다 하여 말무덤이라고 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

또 육 한 공이 말을 키우던 곳은 분당골이라 하고 향로, 다리미, 화로 등 옛 유물 등이 집집마다 많이 전해오는 곳이기도 하다.  기록에는 이곳을 말바탱이라 하여 말을 쉬어 매어놓던 곳이라고도 하는데 문헌기록상 은천원(銀川院)이 있어 공무로 여행 중인 관리들의 숙식을 제공해주던 곳이라는 지명이 있음을 볼 때 관리들이 타고 왔던 말을 쉬게 하던 곳으로서의 의미도 있는 등 이곳은 어찌되었든 말과는 상당한 관련을 맺고 있다.

따라서 현재 주민들 사이에 전해오는 유래 및 전설과는 약간씩의 차이가 있다.  앞서 말한 은천원이란 고려, 조선시대때 관리들이 공무로 여행을 할 때 숙식을 제공받던 원(院)의 하나이며 말을 바꿔타던 역(驛)과 함께 중요한 기능을 했던 곳 중의 하나다. 이는 마장리가 상주-청산-청성-안남(싸리재)-인포-옥천-금산-부여 등으로 이어지는 중요하고도 큰 길가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면을 지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 사이에선 마장이를 은천리라 하여 군서면 금천리 다음으로 가는 좋은 마을이라는 점을 강조할 때 설명되고 있는데 어쨌거나 '은천'이란 지명으로 마을이 불려왔다.  또 한가지 마을 인근에는 각종 지명이 있는데 그중 '원너머'라는 지명도 주민들 사이에선 옛날 청산 현감이 이곳에 관청 지을 자리를 보러 왔다가 다 좋은데 물이 없음을 한탄하며 넘어 갔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것으로 주민들은 얘기하고 있는데 이 역시 은천원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지명이 유래된 것 아닌가 하는 추정이다.

마장리는 산세가 좋고 아름다워 동국여지승람에도 문수산이 거명되는 등 옛부터 문헌에도 자주 이름이 오르내린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 들어서는 다 아는 사실이긴 하지만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태어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현재 육동호 이장의 집이 육여사가 태어났다는 곳이다.  마을에는 56가구 1백6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논농사 보다는 밭농사가 더 많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해서는 6∼7명의 1개 마을로서는 많은 수의 농어민후계자들이 마을을 이끌고 있다.  육심복(능월농우회장), 육영재(청성면 농어민후계자협의회장), 육경환, 육동백, 박희태, 육동호 이장들의 후계자들은 제각기 한우와 담배, 원예작물 등을 재배하며 마을의 일꾼 노릇과 선진농가로서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

마을내 전체적으로는 담배 재배농가가 3호로 가장 많으며, 현재로서는 소득이 가장 나은 작목으로 꼽힌다.  마을이 전체적으로 약간 높은 지대에 위치해서 그런지 89년에 처음 재배한 사과.배 등의 과수가 잘되고, 여름 무.배추 등 채소류 재배도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여름 무.배추의 경우 담배 후작으로 경작되고 있는데 단단하고 물이 많아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것은 물론 무는 금강휴게소 내 김밥 생산업체인 대청식품으로 납품되고 있기도 하다.

주민들은 마을에서 생산되는 쌀.콩 등 생산물을 올해 초 대전시 오정동 신동아아파트와의 직거래를 통해 판매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의 경우 마을에서 젊은 후계자들 4명이 시작했는데 앞으로 무.배추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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