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읍 하삼리] 선산곽씨 집성촌, 거북이가 지키는 마을
[옥천읍 하삼리] 선산곽씨 집성촌, 거북이가 지키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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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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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삼리 전경 사진

옥천읍 하삼리에는 경로당이 없다. 물론 마을회관도 건축되어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노인들은 각자의 집에서 소일하거나 끼리끼리 모여 여가를 보내는 수 밖에는 없었다.

이렇듯 마을에 경로당이 없는 요인으로 마을주민들은 마을의 노인층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 주민들에 따르면 70세 이상 남자 노인의 수는 3∼4명에 불과한 상태. 이에 반해 여자 노인의 수는 그 10배인 30명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얘기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그 누구 하나 정확한 원인을 알고 있을 턱이 없다. 다만 옛부터 마을의 남자들이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것 외에는.  하삼리를 비롯한 중삼.상삼리 등 삼청리에는 옛부터 마을의 액을 막아주고 풍년을 기원했던 돌거북이가 세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중 두 개는 하삼리에 위치한 것. 하삼리 자연마을의 하나인 태동 마을 진입로를 지키고 있는 것과 역시 태동의 논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석고물이 바로 그것.

90세 이상의 노인들 조차도 그 거북이가 언제 세워졌는지 모를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아 최대 200년 또는 150년 이상은 된 것이라는 막연한 추정만 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는 석공이 정성을 들여 빚은 듯한 이 돌거북이는 보통의 마을 신앙의 대상이 되는 자연석과는 뚜렷이 비교가 될 정도로 정교하게 다듬은 구석이 있으나 비바람을 막아 풍화작용이 된 채로 지금은 둥글둥글해진 느낌을 준다.

아직껏 마을주민들의 신앙의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 돌거북이는 옛부터 그 방향이나 위치 등으로 인해 다툼도 많았던 신앙물로 전해진다.  태동 진입로에 있는 돌거북이는 이 부근의 길이 넓혀지면서 원래 위치에서 약간 위치가 변동된 채로 멀리 옥천읍을 바라보고 있다.

태동과 하삼 등 2개 자연마을에서 모두 52가구가 살고 있는 하삼리. 이중에서는 선산곽씨가 27호로 가장 많은 성씨를 형성하고 있고, 전주이씨 문중 17가구를 비롯, 여주이씨와 기타 성씨로 구성되어 있다. 역시 농촌의 전반적 어려움이라 할 수 있는 인력부족과 노령화로 시달리고 있으면서도 소득작물 개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옥천읍에 속해 있다고는 하나 이미 3년전부터 초등학교 입학생이 전혀 없을 정도로 심각한 노동력의 노령화 현상을 빚고 있는 등 농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데 그나마 인근 공장이나 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 농사와 직장 생활을 함께 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주민들 중에서는 이덕종(57)씨의 부지런함이 단연 뛰어나다. 담배인삼공사 옥천원료 공장에 근무중인 이씨는 야간근무를 하고도 새벽 5시30분이면 논밭으로 나와 일을 시작하는 등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직장에서는 물론 집에서도 남들이 감탄할 정도로 일을 한 이씨는 그 덕분에 마을에서는 형편이 가장 낫다는 '평'을 받게 되었다. 현재 논농사 4천여평에 밭농사 7∼8백평을 생업으로 하고 있는 그는 두 가지 일을 훌륭히 해내는 '철인'으로 통한다.

농촌인구의 이농과 노령화로 인해 마을에서의 벼농사는 점차로 그 비율이 줄고 있는 한편 복숭아를 중심으로 포도.사과 등의 과수재배가 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마을에서 복숭아는 지난 78년이나 79년께 고 이철종씨가 처음으로 재배를 시작한 이래 지금은 마을의 30여가구가 재배에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주요 소득작목이 되었다. 

복숭아작목반(회장 곽갑수)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로 소득작목으로 부각된 복숭아 재배에는 곽갑수 회장 등이 선진농가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이홍종 이장 등 2가구가 사과재배를 1가구가 재배를 시작하는 등 전반적으로 과수농사에 눈을 돌리는 농가가 많아졌다. 특이하게 소득작목을 하는 사람도 없는 것이 이 마을의 현주소. 

노령화와 노동력 부족이 가져온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 이장은 '복숭아 이외에는 별로 토질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사실은 의욕있는 젊은이가 단 한사람도 없다는데 기인하고 있다.  마을의 가장 큰 숙원은 역시 경로당 건축이며 기타로는 하수구 정비사업이나 마을안길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곳을 고향으로 둔 인사로는 현재 군 공보실장인 이우종씨를 비롯, 산업과에 근무하는 이성표씨, 서울시 서부경찰서에 근무중이 이규택씨 등이 있다.  

또한 옥천우체국의 이두표씨를 비롯, 금산군 복수면에 근무하는 이규은씨, 대전전화국에 근무하는 이규일씨, 이쌍종씨와 청주한전에 근무하는 이규의씨 등이 주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사들이다.  이중에서 이우종 공보실장과 이두표씨, 이쌍종씨 등이 고향마을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인사들로 꼽히고 있다.  거북이가 지키고 있는 마을. 그래서 주민들이 안심을 하며 살고 있듯이 주민숙원도 쉽게 풀리기를 바라는 기대 또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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