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생명을 책임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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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70.01.0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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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호민 청소년기자(영동황간고)

병아리는 21일 후에 세상 밖으로 나온다. 성격 급한 아리들은 18일째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나의 부화기에서는 18일째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기쁜 마음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기숙사 들어가야 되는데 어떡하지', 어머니께 부탁을 하고 학교로 나서지만 마음은 부화기 앞에 있었다. 학교 저녁시간에 휴대폰을 켜니 '호민아 병아리 한 마리 태어났다.'라고 문자가 와있었다. 안도감이 들었다. 주말에 집에 오니 병아리가 바글바글하다. 19마리다. 대다수 사람들이 병아리가 태어나고 사람을 제일 먼저 보면 어미로 인식한다고 알고 있다. 여러 번 부화를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아니더라. 손 넣으면 도망가기 바쁘다. 자연부화라면 어미닭을 제일 먼저 본다. 하지만 인공부화는 사람이 아니라 부화기를 제일 먼저 본다. 계속 도망가는 이유가 부화기를 제일 먼저 봤기 때문인 것 같다. 자연부화라면 어미닭을 보며 모이 먹는 것 등을 따라하며 배워간다. 하지만 인공부화는 아니다. 부화 후 3일 뒤 물을 주고 사료를 주면 안 먹는다. 나무젓가락으로 그릇을 콕콕 쪼아대며 유도를 하거나 손에 묻혀서 부리에 갖다 대면 한 마리가 먹는다. 그러면 옆에 있는 애들도 따라서 먹는다. 주먹만 한 생명들이 탈 없이 자라주면 좋겠지만 어렵다. 죽는 아리들이 발생한다. 시험기간이라 한 동안 신경을 못써주었더니 한 마리씩 죽었다. 공간이 협소하면 서로를 쪼아댄다. 병아리들 몸에 상처투성이다. 약을 발라주고 공간도 더 넓은 공간으로 옮겨주었다. 그 뒤로 죽는 아리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공간도 협소해질 것이기 때문에 다시 다른 공간을 구해야 된다. 닭장 안에 넣고 싶지만 닭들이 드세서 힘들다. 합사할 수 있을 때까지 건강하게, 합사하고 나서도 건강하게 하루 빨리 성장해주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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