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인생의 마라톤, 이제 시작이다
내인생의 마라톤, 이제 시작이다
윤로사 (청산중3)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04.07.03 00:00
  • 호수 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로사

나는 청산중학교에서 하나뿐인 육상부의 홍일점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은 내가 잘 뛰어서 하는 게 아니라 하는 애들이 없어서 하는 것이다. 때로는 하기 귀찮아서 도망도 자주 다닌다. 덥고, 힘들고, 완전 사서 생고생 하는 사람처럼 달리기는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시합에 나가게 되면 ‘조금만 더 열심히 할걸’이라는 후회가 되기도 한다.  100m같은 것은 한번 빨리 뛰면 끝이지만 장거리, 마라톤은 너무도 힘이 든다. 지난 번에는 이원-옥천 간 구간 마라톤이 있었는데 난 3등이나 했다. 고백하건대 솔직히 많이 연습하지는 않았다. 2주간의 연습도 주로 도망 다니기에 바빴다.
 
그러나 우리 체육선생님께서는 별로 화를 내시지 않고 웃으시면서 로사는 ‘기본실력이 있으니까’라며 격려를 해주신다.  잘하는 사람에게는 3km란 쉬운 것이지만 나에게는 수학 100문제를 풀으라는 것과 같은 것이다.
 
뛰기 전에는 다 아는 애들이라서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시합이라면 주눅이 들어 어쩔 수 없다.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는다는데 “완주만 하자, 나는 뛸 수 있다. I can do it” 이런 여러 가지 말들을 나에게 주문을 걸면서 뛰기 시작했다.
 
앞에서 2명은 먼저 가고 나는 거의 뒤에서 달리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내 앞에서 뛰던 다른 아이들이 내 뒤로 쳐지기 시작했다. 힘들었다. 태양도 너무 눈이 부시고도 남을 정도로 날씨가 뜨거웠다.  얼마 뛰지 않아서 힘이 들자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차타고 갈 때는 별로 멀지 않은 거리인데 다리도 후들후들 거렸다. 결승점이 언제일까? 앞만 보고 달렸다. 가면서 초등학생, 아저씨, 아줌마, 여러분들께서 응원을 해 주셨다.
 
“잘뛰어라∼ 이제 조금만 가면 끝이야∼ 화이팅!”
 
이런 응원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것 같았다.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옆에 있는 사람이 대신 뛰어 주는 것도 아니고, 나의 다리가 되 어 줄 수도 없는 것이다. 오로지 옆에서 힘찬 응원소리밖에 될 수 없다. 인생도 마라톤과 비슷한 것 같았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 남이 살아 줄 수는 없다. 나는 이번 마라톤을 통해서 내 인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나 자신과 싸움에서 이긴 것 같아 그것으로 자축하고 싶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모든 생활이 자신감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살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윤로사(청산중3, 청소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