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세요] "영웅이, 이제 건강하답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영웅이, 이제 건강하답니다"
악성종양 이겨낸 영웅이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4.06.03 00:00
  • 호수 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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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홍형표씨와 영웅이

벌써 4년이 지났다. 다행히도 아팠던 아이는 기운을 회복한 듯이 보였다. 그래도 엄마는 아직 맘이 안 놓이는가 보다. 완치 판정을 받고 5년 동안을 지켜보아야 한다는데, 이제 2년이 지났단다. 이제 3년을 무사히 나야 비로소 ‘버키트림프 악성종양’이란 무서운 병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수 있단다.

영웅처럼 씩씩하게 다시 일어난 영웅(삼양초3)이와 엄마 홍형표(36·옥천읍 장야리)씨 이야기다. 본지는 지난 2000년 11월18일 안타깝게 투병중인 영웅이와 그 가족 이야기를 기사화 한 적이 있었다. 주민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줬고, 그런 따뜻한 관심으로 영웅이는 그렇게 병을 이겨냈다.

다시 만난 홍형표씨는 ‘고맙다’고 했다. 그 때도 관심을 보여준 주민들에게 조그만 편지를 몇 번이고 썼다가 지웠다고 했다. 

기자는 영웅이 엄마를 의외의 곳에서 1년 전에 마주 친 적이 있었다. 바로 지용백일장이다. 당시 그녀는 영웅이가 많이 좋아졌고, 글을 한번 써보고 싶어 나왔다고 말 한 적이 있다. 아이의 안타까운 투병생활은 그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으리라.

“학창시절 문예반에서 글을 쓰곤 했었어요. 힘들고 어려울 때는 글이 많이 위로가 됐죠. 그런데, 자꾸 어두운 글을 쓰다보니 저도 우울해지고 그래서 약속을 했죠. 밝고 좋은 글을 쓸 때까지 글을 쓰지 말자고.”

아마 지난 백일장에서 만난 시기가 그 때였던 것 같다. 아들의 오랜 투병생활을 함께하다가 비로소 한시름 덜고 여유를 찾은 때가. 그리고 그녀는 올해 백일장에는 맏딸인 단비와 같이 참가했다.

“아직 실력이 많이 모자라요. 더 배워야죠. 다음 백일장에는 영웅이도 같이 나가야죠.”

영웅이의 투병일지를 빼곡하게 써놓은 그녀의 수첩 속에는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낄 수 있었다. 영웅이는 이제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자기처럼 아픈 아이나 아이의 엄마가 더 고통스럽지 않게 훌륭하게 치료해주고 싶은가 보다.

악착스럽게 병을 이겨낸 ‘독한 엄마’와 ‘독한 아들’은 환하게 웃었다. 그 웃음이 계속 이어지길 맘속으로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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