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세요?] ``머잖아 옥천에 갈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머잖아 옥천에 갈 수 있을 겁니다''
윤길원 향토전시관 명예관장
  • 이안재 기자 ajlee@okinews.com
  • 승인 2004.05.15 00:00
  • 호수 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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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2004년 지방선거 토론회에서의 모습.

11일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전화선을 타고 들려온 윤길원(73) 향토사료전시관 명예관장의 목소리에는 생기가 있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신문도 잘 나오고 있지요?”

윤 관장은 신문이 잘 나오느냐고 오히려 걱정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윤 명예관장과의 통화는 너덧 번의 시도 끝에 그야말로 어렵사리 이루어졌다. 

하루 종일 물리치료를 하러 물리치료실에 내려가 있다 보니 낮에는 병실로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가 없다. 마침 엑스레이 촬영을 한 후 잠깐 병실에 들어와 있다가 전화를 받았단다. 그 시간대에 전화통화가 이루어진 것 자체가 요행이었던 셈. 지난 2002년 12월 급작스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손, 발을 비롯해 전신이 마비되고 심하면 생명까지 잃는 길리언(길랑)-바레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얻어 병원 치료를 시작한 후 1년4개월여 만이니 우선 반가움이 앞선다.

“젊은이 같으면 빨리 완쾌될 수 있지만 저는 나이가 많아서 오래 걸린다고 하네요. 이제는 활동하는데 별 지장이 없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지역에 계신 분들께 안부나 전해주세요.”

윤 명예관장의 말을 빌면 발병 초기에는 말도 하지 못하고 죽을 고비도 많았단다. 꿋꿋하게 재활치료를 계속해온 윤 명예관장의 말은 건강하게 활동할 때의 발음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이제는 병을 이겼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아직은 하루 종일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은 치료를 쉬기 때문에 병실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이 시간대를 이용해서 연락을 취하면 잘 연결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윤 명예관장의 건강을 걱정하고 근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상황에서 직접 듣는 활기찬 목소리는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머잖아 회복해서 옥천에 가도록 할 겁니다.”

☎ 경기도 안양시 평촌 한림대 부속병원 433호 (031) 380-1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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