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수렴 안되는 이상한 공청회
민원 수렴 안되는 이상한 공청회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1999.07.24 00:00
  • 호수 4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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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 건설공사와 관련, 옥천은 고속철도 건설공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대전에서부터 고속철도 본선이 연결되기에 앞서 남부연결선이 지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봄부터 고속철도 건설공단와 철도청이 환경영향평가 설명회와 공청회를 가지느라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청회나 설명회에 유감이 많다.

고속철도 건설공단은 지난 달 15일 옥천읍 삼청리 구간의 남부 연결선 시행공사와 관련, 주민 공청회를 가진 바 있다. 이 자리에서는 기존의 경부선 철로와 새로 건설되는 고속철도 노선 사이의 토지가 삼등분됨에 따라 주민 재산권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요구했던 가장 중요한 사안인 경부선 철로의 이전 문제는 심도있게 다루어지지 못했다.

<경부선 철로 이설 문제는 철도청 소속으로 고속철도공단에서는 다룰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16일 오후 군북면사무소에서는 대전-옥천간 경부선 철로 개량사업과 관련된 주민 공청회가 있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는 처음부터 준비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공청회 주최 측인 철도청이 변변한 공청회 자료 하나 주민들에게 제공하지 않은 채 진행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기껏 자료로 나온 것은 선로개량사업 사업개요와 추진현황, 추진일정 정도 뿐이었다.

아무리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라고는 하지만 지난 5월12일 철도청에서 1차로 주민들에게 설명회를 하면서 주민들로부터 건의받은 민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었다. 말로 설명할 것이라는 것이 해명이었다.

이는 지난 6월 고속철도 공단이 비록 소관부서가 아니라며 철로 이설 문제는 철도청으로 미루었으나 기타 주민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적어 문서로 공청회 참석 주민들에게 배포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공청회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이다. 공청회 자리에서 일방적인 추최 측의 입장만 전달하고 주민들의 요구를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들어주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공청회는 형식적인 절차의 하나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오죽했으면 '50억씩이나 들여 몇 명만이 사용하는 지하통로를 내지는 못한다'며 버티는 철도청 관계자에게 한 주민이 성난 목소리로 "사람 목숨이 중요하냐, 돈이 중요하냐"를 따졌을까?.

철로 이설과 고속철도 건설은 별개로 떨어진 사안이 아니다. 고속철도 건설로 인해 경부선 철로가 이전되는 만큼 원인을 제공한 고속철도 공단이든, 철도청이든간에 국가에서 창구를 일원화해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이를 해결할 제대로 된 통로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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