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약수 나눠주는 돌람산지기 송대근씨
매일 아침 약수 나눠주는 돌람산지기 송대근씨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1999.07.10 00:00
  • 호수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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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별다른 일도 아닙니다. 그런 일로 언론에 오르내린다는 것이 부끄럽고요."

송대근(31·공설운동장 근무)씨는 한사코 별다른 일이 아닌데 취재에 응하기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냥 돌람산에 올라오는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한다'는 얘기와 함께.

그런 그를 설득한 한 지 얼마 만에야 취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송씨는 원래 대구가 고향이다. 그가 우리 고장과 인연을 맞은 것은 군대생활 때였다.

2201부대에 근무했던 그는 군 육상대표로 도민체전에 출전, 2년 연속 400m 계주 금메달을 안겨 주었다. 이후 지난해에도 그는 도민체전에 대표로 출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돌람산에서 아침마다 펼쳐지는 생활체육 광장 스트레칭 체조 강사로 나서면서 시작했던 거예요." 그의 말대로 지난 4월부터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곤 그는 아침 5시면 물통을 들고 돌람산에 오른다.

처음에는 힘이 들었던 것이 이제는 어느 정도 단련이 되었단다. 빠른 걸음으로 돌람산에 오르기 20분이면 정상. 뒤이어 산에 오른 이들에게 생수를 제공해 주고 스트레칭 체조도 함께 한다. 주변 지저분한 쓰레기나 오물도 그의 눈을 벗어나지 못한다. 돌람산 지기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주로 노인층이 많은 아침 등산객들이 고맙다고 말할 때면 그는 보람보다 쑥스러움을 더 느낀다.

"하다보니 제 건강도 좋고요. 어른들도 반가워하시니 더욱 좋습니다."

현재 생활체육협회의 어린이 축구교실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는 돌람산지기 송대근씨는 하루를 여명이 번지는 돌람산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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