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겨울 잠을 깨고 다시 할머니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렸다. 안남 어머니학교의 개학날인 지난 2월3일, 여느 학교 학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새로운 신입생에 대한 호기심에 소곤소곤, 또 조금 있으면 펼쳐질 학생회장 선거에 누구를 뽑아야 한다느니 하는 하마평이 벌써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입춘을 하루 앞둔 개학날, 할머니들의 첫수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가까이 황복남(71·도덕1리)씨, 김수진(70·연주리)씨도, 멀리 한상분(63·옥천읍 삼양리)씨, 김옥임(53·삼양리)씨도 알음알음 퍼진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가나다라 마바사' 신나는 수업시간이다.
맨 처음 수줍음이 어디로 달아났는지 이제는 보무도 당당하게 삐뚤빼뚤 글씨를 쓴다. 안남어머니학교 송윤섭 주임교사는 "올해 처음 학생회를 만든다. 2월13일까지 후보등록을 하고, 17일날 유세 및 투표에 들어간다"라며 "앞으로는 학교는 학생들이 주인인 만큼 학생회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 일을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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