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청회에 청소년은 없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청회에 청소년은 없다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06.19 00:00
  • 호수 4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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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청소년 보호를 위한 청소년통행금지, 제한구역 지정에 따른 공청회 자리에 청소년 대표들은 없었다.

청소년들을 위한 논의의 자리에 주체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러한 모습은 청소년들을 사회생활을 해 나가고있는 하나의 사회적 존재로서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규제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사회적 상식이 그대로 적용된 결과일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아직까지도 합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만한 능력이 없는 존재들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사회는 그들이 그러한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고, 그러한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 또한 충분히 주지 못했다.

공청회의 자리에 청소년들이 참석한 모습을 생각해본다.

지역사회에서 자신들의 문제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청소년들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스스로의 위치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고 정책방향의 결정에도 훨씬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들의 주장과 의견을 밝은 곳에서 떳떳이 밝힐 수 없는 청소년들이 어두운 곳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은 과연 그들만의 문제일까?

공청회에서 얘기되어진 지역사회 주민들의 의식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문제제기나 이제는 지역차원에서 청소년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제 청소년 문제에 대한 고민의 출발선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에서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이제 청소년을 규제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열린 가슴으로 함께 그들의 문제에 대해서 논의 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는 사회적 풍토가 자리를 잡아야 할 때이다.

그것이 청소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구체적 정책들을 만드는 과정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전제 조건일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문제를 논의해 나갈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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