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참전 회고록 펴낸 오한경씨
한국전쟁 참전 회고록 펴낸 오한경씨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06.12 00:00
  • 호수 4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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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한경 / 신승/ 254쪽 / 1999.6.1일 초판 / 비매품 구입문의 :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읍 문정리 465 ☎ 043-731-2974

「6.25를 그저 지나간 역사의 무덤에 묻고 만다면 내 전우들의 피 값은 무엇인가. 잊혀져 가는 6.25가 성장하는 세대의 양식이 되어 다시는 동족상잔의 고통을 민족의 가슴에 안기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조그만 내 기억을 아직도 구천에서 떠돌 나의 전우들에게 바친다.」

'아직도 가슴에 묻고'-도서출판 신승-라는 한국전쟁 참전 회고록의 저자 오한경(72/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옥천지회장)씨가 쓴 저자발문중 일부분이다.

"지금까지 한국 전쟁에 대한 책들은 대부분 군사 전문가들이나 고위급 장교, 장성들이 쓴 것이 전부였잖아요, 그래서 사병들이 겪었던 전쟁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습니다."

오 회장은 1927년 동이면 적하리에서 태어나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46년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중 한국전쟁이 발발해 피난길에 사병으로 자원입대,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의 책에는 한국전쟁 당시 사병들의 모습과 전쟁의 참혹한 실상이 눈에 잡힐 듯 잘 묘사되어 있다.

"그때 같이 전투에 참여했던 전우들 중에 70~80% 정도는 한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문맹이었어요, 공부나 조금 하고 돈, 소위 말하는 빽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죽음과 거리가 먼 후방에서 근무 했죠"

그 때 가졌던 부조리들에 대해 오해의 소지 없이 제대로 전달이 된 것인지 걱정도 된다는 오 회장.

"저야 살아 돌아왔으니 이렇게 책도 쓰고 하지만 당시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죽어간 수많은 전우들을 생각하면....."

40년의 교직생활에 대한 기억보다도 4년의 군 생활이 더 깊이 머리에 각인 된다는 오 회장은 전우들의 얼굴이 떠오르는지 말끝을 흐린다.

"가끔 언론에서 병역기피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건설한 조국인데, 40여년 전 과거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 화도 나고 그렇죠."

오 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이름 없이 쓰러져간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

특히 군복도 없이 군인들이 먹을 주먹밥과 탄약 등을 나르다 쓰러져간 수많은 노무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상이용사들이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사회에서 관심도 갖고 조명도 받지만 이름도 없이 쓰러져간 수 많은 노무자들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요"

지난 93년 2월 40여년의 교단 생활을 마감하고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오 회장은 부인 김영옥(71)여사와 5남매를 두고 옥천읍 문정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1만달라의 국민소득이 하루아침에 허리가 꺾이고, 우리의 경제 문제를 이방인과 머리를 맞대고 조율해야 하는 안타까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누구를 원망하고 탓해서 어쩌자는 말인가? 다만 이러한 민족적 치욕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세심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설계가 필요할 뿐이다. 지금이야말로 진정 모두가 하나로 화합하고 결집 할 때이리라. 산야에서 죽어 간 많은 영혼들은 '제발 싸우지 좀 말아달라'고 아마 울부짖고 있을 게다.」-책 내용 中-

-아직도 가슴에 묻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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