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세요?] "세월을 담아낸 자연의 흔적들..."
[어떻게 지내세요?] "세월을 담아낸 자연의 흔적들..."
공예탁자 만드는 양용복씨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3.11.08 00:00
  • 호수 6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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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용복씨는 돌과 나무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있다.

옥천상고 정문으로 들어가기 전 허름하지만 빛이 나는 집 한 채가 있다. 언뜻 보면 얼키설키 제멋대로 인 것 같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구석구석 박혀 있는 옛 물건들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마침 나온 주인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 보니 소나무가 천정 밑을 관통하고 느티나무, 대추나무 등 다양한 나뭇결을 지닌 자개와 장식품들이 내부를 더욱 고풍스럽게 만든다. 붉은 황토벽은 가만히 있어도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무 뿌리나 원목을 이용해 주로 공예 탁자를 만드는 양용복(47·단봉수석회 홍보부장)씨의 집이다. 그는 빼어난 자연과 어우러져 산다. 20대에 돌의 아름다움에 이끌린 관심은 나무 공예와 건축까지 그 외연을 확장해갔다.

지금 사는 집도 황토흙과 나무를 이용해 자신이 직접 만든 집, 그의 집은 무너뜨려도 건축 폐기물이 나오지 않을 만큼 자연 친화적이다. 

"아내가 고생 많이 했죠. 이것도 욕심인지 좋은 돌, 나무 등이 있다하면 전국 방방곡곡 바로 달려가서 그것을 가져옵니다. 제가 워낙 옛 물건을 좋아해서 만들기도 하고 수집도 합니다. 안 그래도 지나가는 사람들 꼭 들리고 이 곳에서 하룻밤만 자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세월을 품고 사는 나무와 돌의 무늬에 유난히 애정이 많은 그는 그 무늬만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단다.

"몇 백년동안 사람들이 기원했던 성황당 고목은 많은 사람들의 애절한 기원이 담겨 있어서 그런지 신비해요. 돌은 여기저기 부딪쳐 고생을 하면 할수록 아름다운 무늬가 나오고요"  그의 말이 사람도 결국 그런 것이 아니겠냐는 뜻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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