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세요?] ``텅빈 객석 다시 채우는 사람들''
[어떻게 지내세요?] ``텅빈 객석 다시 채우는 사람들''
관성회관 김재열, 박병노씨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3.08.30 00:00
  • 호수 6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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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열씨와 박병노(오른쪽)씨는 공연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성회관 도우미다

화려한 축제를 준비하는 북적거림에서부터 그 축제가 끝난 후 무대의 열기와 환호성의 여운이 잠잠해질 때까지 누구 못지 않게 가슴 졸이며 그 축제를 지켜보는 이가 있다. 

그들은 다만 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했던 이들의 재기가 그 공간에서 맘껏 발휘되기를, 그리고 관객들이 편안하게 그 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제멋을 한껏 쏟아낸 각각의 축제가 끝난 후의 풍경들은 그들에게 씁쓸하지만 익숙해진 듯 했다. 아직까지는 군의 대표적인 문화공연장이라 할 수 있는 관성회관의 두 지킴이.  3년째 근무하는 김재열(54)씨와 6년 경력의 박병노(41)씨를 지난 27일 만났다.

8월부터 줄줄이 몰아치는 공연일정 때문에 박씨는 휴가가 벌써 2주일이나 밀린 상태. 14일, 15일의 언론문화제부터 엊그제 열린 유승규 문학 축제까지 올해는 새로 시작하는 축제가 두 개나 늘었다. 

일거리가 늘었다는 것은 그에게 별로 반가운 것은 아니지만, 그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애착을 갖고 새롭게 열리는 축제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직장은 제2의 가정이라 생각해요. 사실 두 명의 직원이 늘어나는 많은 축제를 감당하기엔 버겁죠. 김재열 주사님은 시설관리를 하고 저 같은 경우는 조명, 기계, 음향까지 다 도맡아야 하는데, 성공적인 공연을 뒷받침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죠."

공연이 휴일에 잡혀있는 경우도 있기때문에 휴일 출근은 다반사다. "행사 공연자들이 펼친 자리는 다시 깨끗하게 뒷정리를 해줬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에요." 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불려나갔다. 이날 저녁에 악극공연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도 공연자와 관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그들은 오늘도 보이지 않게 무대 뒤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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