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우리 군과 의회는 무얼 했나
[기자의 눈] 우리 군과 의회는 무얼 했나
  • 류영우 기자 ywryu@okinews.com
  • 승인 2003.08.01 00:00
  • 호수 6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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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의회 의원들이 건의문을 건교부에 전달,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이를 두고 우리군 관계자는 "사업이 확정되기 전까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군에서는 용담댐 관계자들이 건교부에 낸 교량설치 건의에 우리 지역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는 말을 전했다.

어찌되었든 영동군의회 의원들과 용담댐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우리지역에서도 교량설치에 대한 희망이 생긴것이다. 이 일을 두고 손 대지 않고 코풀었다고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왜 우리 고장 주민들은 군과 의회를 놔두고 탄원서를 비롯해 다큐멘타리 제작까지 `나홀로 민원제기 활동'을 추진해야 하는 것일까?

물론 군에서도 할 얘기는 있을 것이다. 앞서 얘기한 대로 용담댐 관계자들이 건교부에 교량설치를 건의해 놓은 상태라, 다시 건의하기도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주민들이 요구하는 보트 문제와 관련해서는 내년 댐지원사업비에서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군관계자는 "지방비를 포함한 댐지원사업비 100억원 중 3, 40억원을 피해지역 교량설치비용으로 전환하라는 건교부의 지시도 내려온 상태"라며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라는 얘기도 전했다.

결국 `건교부의 지시가 내려온 시점에서 문제해결점을 찾을 수도 있었지만, 하지 않은 꼴'이 되어 버렸다. 설마 교량을 건설할 비용으로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또한 주민 수가 적어서 투자를 꺼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행정과 예산의 효율성을 따지기보다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의 주민이라도 불편없이 살아가도록 하는가에 초점을 맞출 때가 되었다. 옥천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도로 건설사업이 주민들에게 중요한만큼 생활이 불편한 오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행복추구 권리도 돌아볼 때가 되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주민들은 큰 상처를 입었다.

"주민들 얘기에는 귀기울이지 않아. 갑갑하면 이사가겠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국회의원도 다녀갔고 용담댐에서도 건교부에 교량건설을 건의했다고 해도 '주민들을 대표한 군의회와 군은 과연 어떤 고민을 했느냐'라는 것이 주민들의 반응이다. 군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수자원공사나 건설교통부에 이런 주민의 불편을 알리고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주민들은 보고 싶었던 것이다.

"공허한 메아리만 외쳐대는 주민들만 불쌍한 거지."

주민들의 마음속에 맺힌 군과 군의회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다. `해 달라고 한다고 해서 되겠어?'란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는지 반성해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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