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문제된 게 옥천신문 때문에(?)
[기자의 눈] 문제된 게 옥천신문 때문에(?)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2003.07.14 00:00
  • 호수 68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거 찍지 말아요. 그 때도 저 사람이 찍어 가지고...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옥천신문에서... 수영장 때문에. 사회문제 일으킬까 하고..."
 
지난 7일 조폐창 매매와 관련한 회의를 촬영하는 본사 취재진에게 유봉열 군수가 정색을 하며 한 말이다. 지난 5월 수영장 문제와 관련 시민단체와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유 군수의 반말 섞인 발언태도가 담긴 동영상을 보도한 부분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후배기자에게 동영상 촬영을 지시했던 선배 기자로서 이런 일이 도대체 왜 일어나는 것인지 난감하고 당혹스러웠다. 공인이 공적인 활동에 대한 취재를 거부하는 것 역시 쉽게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이해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또, `저 사람'이라는 호칭을 써가며 짜증스럽게 `찍지 말라'고 얘기한 것도 솔직히 맘은 상했지만 노력하면 웃어넘길 수 있다. 물론, 공적인 자리에서 군수가 취재기자에게 모욕감을 느낄 정도의 발언을 한 것 자체를 인정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후에 같은 취재현장에 있던 다른 언론사 기자로부터 `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렸다'라며 위로(?)의 말까지 들어야 할 정도였으니 어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진짜 더 큰 문제는 유 군수가 최초로 제시한 촬영거부 이유였다.(후에 다른 이유를 대며 이해해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 큰 문제도 아닌데, 시민단체가 공적인 자리에서의 유 군수 발언태도를 문제삼아 사과요구 성명까지 내도록 만든 것이 `옥천신문때문'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당시 문제제기에 대한 유 군수의 현실인식 수준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왜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대신 보도한 언론사를 탓하려 하는가? 보도를 안 하면 문제는 없는 것이 되는가? 그것도 `지금 군에서 최대현안으로 등장한(민감하기까지 한) 조폐창 매매와 관련한 회의석상'에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공식석상에서 옥천신문을 말썽꾸러기로 몰아가려는 의도는 아니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또한 이 자리를 빌어, 유 군수의 취재·보도에 관한 위와 같은 `인식과 태도'는 취재의 자유를 제한해 `알권리'를 침해하는 또 다른 `언론탄압'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해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