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화재' 아무도 책임질 일 아닌가?
[기자의 눈] `화재' 아무도 책임질 일 아닌가?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2003.06.27 00:00
  • 호수 6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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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장소각시설화재가 발생한지 이미 보름이 지났다. 보름이 지났을 때 본사 취재진은 우연한 기회에 당일 낮에도 같은 장소에 화재가 발생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 뒤끝이 개운하질 않다. 또 군에서 이번 화재의 원인을 `불명'으로 정리했다는 것도 함께 확인했다.

이번 화재원인을 모르겠다는 얘기다. 이는 직접적인 관련부서인 `환경수질과'에서 내린 결론일 게다. 최소한 옥천소방파출소에서는 추정일지라도 `불명'으로 처리하지 않았으며 기획감사실에서도 화재와 관련 어떠한 조사도 하지 않았고, 할 계획도 없다니 분명 환경수질과에서 자체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물론 본인도 화재원인은 알 수 없다. 그러나 화재원인 불명이라는 얘기는 그 화재가 `인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재난이었다'라고 말할 수 없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환경수질과의 자체 사고 정리가 아닌 최소한 기획감사실 차원에서의 진상조사 노력이 기울여졌어야 하고 도의적인 책임을 질 사람이 있다면 져야 할 문제다. 또 군의 중요한 재산을 화재로 잃어버린 것에 대한 책임있는 `대군민 사과' 정도는 있어야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자체조사는 물론 유봉열 군수의 대군민 사과도 한 마디 없다. 지금 군의 분위기는 이번 기회에 지방재정공제회에서 보험금을 수령해 강화된 다이옥신 배출기준을 맞출 수 있는 소각시설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하다. 어쩌면 관심이 `새로운 소각시설'로 돌아가길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23일 환경수질과는 의원들에게 `매립장 소각시설 화재발생현황 및 대책'을 보고했다. 곽윤성 환경수질 과장의 이 날 보고 역시 보험금 수령 내역과 전망, 이후 소각시설 건립을 위한 국비 요청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의원들의 질문도 이후 보험금 수령문제와 새로운 소각로 건설에 집중됐다.

다만 정구완 의장만이 "이날 낮에도 화재가 발생했는데 직원들이 보안업체에만 떠맡기고 모두 퇴근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앞으로 직원들의 근무기강확립에 신경을 쓰라"고 지적했다. 또 몇 몇 의원들은 "매립장의 경우 불씨가 있는 만큼 일, 숙직 체계 개선에 대해 검토해 보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 전부다.

윤영규 기획감사실장도 "별도의 진상조사작업을 벌이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벌일 계획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군이 이번 화재를 대하는 인식 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더 이상 소각을 할 수 없어 매립을 해야 할 정도의 피해를 발생한 화재 뒷 분위기치고는 너무나 조용히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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