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문화교실에서 중국어 강습을 하는 가정주부가 있다고 들은 것은 꽤 오래 전이었다. 언제 한 번 만나봐야지 벼르다가 지난 15일 신문사 주관으로 `두발로 선 옥천' 등반에 참가하면서 우정(삼양초 2)이가 장기자랑에서 부르는 중국어 노래 실력을 보고 문득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정이는 영화 `첨밀밀'의 주제가를 아주 매끄럽게 소화해 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30분, 도서관 2층에서는 중국어 수업이 한창이다. 학생들의 양해를 구하고 잠시 그녀에게 시간을 빌렸다. 최혜숙(36·옥천읍 가화리)씨.
중국 장춘(만주)에서 할아버지 때부터 살다가 93년도에 한국에 온 중국교포였다. 지금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엄마. 완전히 옥천 아줌마가 다 됐다.
"아버지(최두열씨)는 중국에서 유명한 지질학자였어요. 지금은 동생이 회계사 공부를 하는 영국에 잠시 놀러가 있고요. 맨 처음에는 한국어를 배우긴 배웠어도 많이 어설펐는데 TV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이원 수묵리에 7년 살다가 옥천으로 나온 지는 얼마 안 됐어요. 한국에 와서 배필도 만나고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으니 행복하죠."
중국에서 따놓은 병설유치원교사 자격증이 있는 최씨는 가르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았다. 도서관 문화강좌에서 중국어 강습 외에 아이들 다섯팀 20여명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삼양초 학부형 평생교육 시간에도 중국어 강습을 한단다.
"시골 사람들이 정이 많아서 제가 쉽게 적응을 했어요. 앞으로 더 잘 살아야죠."
얼마 전 영화 `북경반점'에서 본 중국어 대사를 한 번 물었다.
"괜찮아요. 천천히 하면 다 잘될 거에요가 뭐죠?" "메이관시 만만 라이 바!"
저작권자 © 옥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