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세요?] 흙에서 희망 농사를 지을 수 있길
[어떻게 지내세요?] 흙에서 희망 농사를 지을 수 있길
청년농군 주도완씨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3.05.16 00:00
  • 호수 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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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도완씨
'짧지만 치열했던 농활은 끝나고 봄밤은 한없이 깊어만 갑니다. 숨 가쁘게 움직이던 낮과는 달리 잠시 무념무상의 빈 마음으로 접어들 쯤 문득 저 건너 안타까운 거리에서 소쩍! !∼ 소쩍! !∼ 밤의 적막을 깨며 홀로 울어대는 소쩍새 소리가 까닭도 영문도 모를 잔잔한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언제쯤 저 소리가 시인의 말씀처럼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훗날을 예비하는 희망의 소리로 다가 올른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안내면 월외리의 청년농군 주도완(33)씨는 아주대 학생들이 잔뜩 몰려와 농활을 하고 돌아간 후의 공허함을 `옥천 형님 아주 아우가 만드는허수아비(http://cafe.daum.net/ajouhaha)'에서 그렇게 표현했다. 혼자 남아있는 어머니 모시고 고향을 지키며 어렵사리 농사를 짓는 그에게 잠시 왔다간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여운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듯 했다.
 
젊은 사람 많이 잦아들어 흙 속에서 잉태되는 신명나는 생명의 합창을 들을 일은 그토록 요원한 일일까?  그렇지만, 그는 아직 희망을 온전히 품고 있는 듯 했다.  4년째 농사를 지으면서 농민들의 정직한 삶의 성과물을 위해 농민회 활동을 앞장서 하는 그에게서 아직 열정과 의욕이 느껴졌다.
 
농민회 활동이 단지 농민의 권익보호를 위한 일보다 농민 전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전반적으로 노력하는 일이라며 열변을 토하는 그에게서 생명력이 느껴졌다.  지난주에 소개했던 오덕리 두 청년 농군들과 안내면 농민회 삼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는 주도완씨는 아직 미혼이다. 착한 처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그가 앞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흙에서 `희망농사'를 지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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