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촉구·조선일보 바로 알리기 전국 순회 보고서[2]
언론개혁촉구·조선일보 바로 알리기 전국 순회 보고서[2]
전국순회 둘째날 전과보고입니다.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03.04.11 00:00
  • 호수 6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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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치원과 신탄진을 순회했습니다.

'신탄진과 조치원'이 아니라 왜 '조치원과 신탄진'이냐구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 계획이야 당연히 대전에서 출발해서 신탄진을 거쳐 조치원으로 가기로 돼있었지요. 그런데 막상 신탄진에 도착해보니,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벗꽃축제기간이더라구요. 신탄진 벗꽃축제, 유명하잖습니까. 모르긴 몰라도 관광객이 수십만은 될텐데.....이번 순회의 목적이 언론개혁의 당위성과 조선일보의 문제점을 알리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자는 것이니 만큼, 뭐 망서릴 것도 없이 옳다꾸나, 축제장소인 담배인삼공사 앞 길로 갔습니다. 벗꽃, 참 흐드러지게 피었더군요. 장관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일러서 정작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겁니다. 야시장하는 분들에게 물어보니 오후 세시 네시는 돼야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딴에는 뇌를 좀 쓴다고, 조치원부터 들르고 신탄진으로 다시 오자.....뭐 이렇게 얘기가 된 겁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조치원으로 먼저 가서 한두바퀴 시내를 돌며 적당한 장소를 물색한 후 가장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조치원 농협 앞에다 자리를 펴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조치원, 참 묘한 동네더군요. 홍익대학교 분교가 있는 도시임에도 젊은 학생들보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의 반응이 훨씬 더 뜨거운 겁니다. 젊은 친구들은 아예 조아세신문도 받으려하지 않고 심지어 실실 눈치나 보며 멀찌감치 돌아가는 친구들도 많은데, 나이가 좀 드신 아줌마 아저씨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가까이 오셔서 궁금한 것도 물어보시고 또 서명도 해 주시더군요. 당혹스럽기도 하고 이해도 잘 안되고.......

그건 그렇고, 조치원에서 있었던 반가운 소식 하나 전해 드리겠습니다. 한창 작업 중일 때인데, 40대 초 중반 정도 돼보이는 아주머니 두 분이 차에 부착돼 있는 현수막 그림 중에서 제호 위에 일장기를 올린 조선일보 사진을 꼼꼼히 살펴보시더니 저에게 다가와 '조선일보가 진짜 옛날에 저렇게 한 것이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것 뿐 아닙니다. 우리 할머니들에게 정신대 가라고 하고 할아버지들에게 일본군에 입대해서 전쟁터에 나가라고 부추긴 신문이 조선일보입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읽어보시라고 한권 드렸지요. 그랬더니 두분 아주머니, 자료집을 대충 살펴보더니 뭔가를 다짐하듯 서로 얼굴을 한번 마주본 후 심각한 얼굴로, 누구 보여줄 분이 계신데 책을 한권 더 줄 수 없겠느냐고 다시 묻는 겁니다. 그래 제가 자료집을 한 권 더 드리며 연유를 묻자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자기들은 일제시대 가장 저항도 많이 하고 그만큼 탄압도 심하게 받았던 민족종교 증산도의 포교원들이다, 포교활동의 일환으로 증산도를 소개하는 책을 펴내고 지금 조선일보에 장기 광고 계약을 하려고 하는데(현재 광고를 내고 있다고 했던가? 아무튼), 조선일보가 진짜 그런 신문이라면 그런 반민족신문에 증산도의 광고를 실을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 그래서 광고를 책임지는 분에게 그 책을 보여주고 광고계약을 재고하라고 하려 한다, 뭐 이런 얘기였습니다.

그래 제가 '맞는 말씀이다, 정말 잘 생각하셨다'면서 보충설명을 드렸습니다.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또 조선일보 하면 문제가 있는 신문이라는 것이 이제 상식처럼 돼 있는 상황인데 어쩌려고 그런 신문에 광고를 실으려 하느냐, 모르긴 몰라도 의식있는 한국인이라면 그 책 절대 안 사 볼 것이다,........그러자 두분 아주머니, 상당히 심각한 얼굴로 책임자와 상의해서 광고 계약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 지 궁금하네요. 전화번호 적어 뒀으니 며칠 후 전화로 확인해보고 후속소식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치원 행사를 마치고 다시 신탄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지금쯤 사람들이 많이 모였겠지, 잔뜩 기대를 갖고 축제장으로 갔는데, 이게 웬 일? 오전과 마찬가지로 썰렁한 겁니다. 야시장하는 분께 따지듯이 다시 물어보니 서너시 경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해 저녁식사가 끝난 후인 일곱시나 여덟시는 돼야 피크라나.....이걸 우리는 세시나 네시 경이면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얘기로 잘못들은 거지요. 허탈........

그렇다고 포기할소냐, 다시 신탄진 시내로 나가서 몇바퀴를 돌며 어느 장소가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많은지 살폈습니다. 그런데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전투형태를 백병전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즉 어디 한군데에 서명대를 펼치고 지나가는 분들께 서명을 받는 대신 조아세신문과 옥천꽃쌀 홍보 전단을 들고 신탄진 역 주변 상가를 돌며 배포하기로 한 겁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하면 서명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겠만 최소한 조선일보 바로 알리기와 옥천꽃쌀 홍보라도 확실히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뭐 이렇게 생각을 한 거지요.

김계명님과 둘이 조아세신문과 꽃쌀 홍보 전단을 나눠들고 역 주변 상가를 돌며 배포를 시작했습니다. 주민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좋았습니다. 자세한 것을 알려달라고 하시는 분, 또 수고한다면서 차라도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신탄진 역 주변 상가 순회가 끝난시간이 5시 40분, 대전으로 와서 숙소를 잡고 샤워를 한 후 숙소 앞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들어오니 9시. 김계명님은 피곤한 지 눕자마자 금방 코를 골고.....저는 이렇게 글을 씁니다. 내일은 오전 11시부터 천안 역 앞에서 행사를 하기로 김남열선생님과 약속을 해서 일찍 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천안 버스터미널, 남는 시간은 오늘처럼 상가 순회.....김계명님과 저녁먹으며 이렇게 계획을 잡았는데 천안 쪽 계획과 어긋나는 건 아닌지......

이제 그만 자야겠습니다. 내일 다시 소식 올리겠습니다. 잠을 좀 푹 자 둬야 하는데...... 금방 잠이 들지 모르겠네요.

전정표 (조선일보바로보기옥천시민모임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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