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하러 떠납니다"
"언론개혁 하러 떠납니다"
100일 장정 떠난 김계명·전정표씨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2003.04.11 00:00
  • 호수 6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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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계명(왼쪽), 전정표씨

“작년인가 한 주민으로부터 `경품을 주는 신문이 있다'는 전화가 와서 대신 신문협회에 신고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접수를 안 해줘요. 다른 신문사에서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말도 안 되는 거죠. 결정적인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가 언론개혁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공식석상에서 발언을 했습니다. 신문협회 자체적으로도 개혁이 안되고 정부에서도 의지가 없다면 남은 것은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것밖에 더 있겠습니까?”

전정표(조선일보바로보기옥천시민모임 전 대표)씨가 밝힌 ‘언론개혁촉구와 조선일보바로알리기'를 위해 전국 순회에 나선 이유다. 지난 8일 대전에서의 첫 활동을 마무리한 전정표씨와 김계명(전 2차이문열돕기운동본부장)씨를 한 식당에서 만났다. 제안을 받은 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동의했다는 김계명씨는 “이런 운동에 동참한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할 뿐더러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어 기뻤다”라며 “대전시민들을 만나면서 감동을 받았다”는 말로 첫날 활동을 정리했다.

△전국 순회에 앞서 발표한 `취지문'을 통해 언론개혁의 요체는 `정간법 개정'이라 밝힌 바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정간법 개정의 핵심은 사주의 소유지분제한과 편집권 독립이다. 조선일보의 대부분 주식을 방씨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논조는 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공익적 기능을 수행해야 할 언론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소유지분제한이 필요하고, 이것이 되어야 제대로 된 편집권 독립도 가능하다.

△이번 전국순회가 안티조선이나 언론개혁운동 진영에 대한 내부 평가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안티조선 자체의 목소리가 약해지고 호응이 떨어지는 것 같지만 안티조선에 집결되어 있던 사람들이 다른 쪽으로 확산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내용적으로 저변확대가 되었다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조금 느슨해진 감이 있다. 여기에는 노 대통령이 후보시절 `언론개혁'을 강조했던 것도 한 이유다. 하지만 노 대통령 역시 현실 정치인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언론개혁과 안티운동 진영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여론을 환기시켜야 한다. 이를 끌어내는 것도 이번 `100일 순회'의 한 목적이다.

△이번 100일 순회에는 `옥천꽃쌀'의 판매행사도 함께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 `안티조선' 상표를 붙인 `옥천꽃쌀'을 출시한 것은 그 자체를 운동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안티조선' 상표가 붙은 다양한 종류의 상품이 개발되고 각 가정에 그 상품이 들어가는 것이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옥천꽃쌀의 판매를 통해 거두는 수익금으로 이번 대장정의 소요경비를 충당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아울러 언론개혁의 성지라 불리는 옥천의 농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현장에서 많이 팔 것으로 기대하진 않지만 홍보효과는 클 것으로 본다.

△100일 순회운동 `옥천꽃쌀' 판매 등을 보면서 처음 안티조선운동의 깃발을 내걸고 추진한 `절독운동'을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의 활동을 개인적으로 평가한다면.

=처음 `절독운동'을 시작했을 때 언론개혁운동진영 내부에서조차 너무 과격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운동의 한 형태로 자리잡았다. 환경도 많이 변했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의 큰 변화는 확인할 수 없지만 최소한 그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것은 지난 대선을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되었다고 본다.

△이번 100일간의 활동을 통해 만날 시민들에게 미리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들이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또 나이도 많이 먹고 운동가라기보다는 생활인이기 때문에 의지가 그리 강하지 못하다. 중간에 의지가 약해져 포기하지 않도록 각 지역에서 많은 호응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동안이라도 잠은 집에서 자도 상관없지 않겠느냐는 말에 전정표씨는 "그래도 되지만 혹시 의지가 약해 질까봐 그냥 대전에 머무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김계명씨는 "떠나면서 걱정되는 일이야 있지만 일일이 생각하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느냐"라며 "누군가 해야 될 일을 내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라고 이 날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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