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상고, 우리들의 밤
옥천상고, 우리들의 밤
환우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들은 많은 걸 배우고 왔다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03.04.04 00:00
  • 호수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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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생원에서 우리들의 밤 행사를 가진 옥천상고 학생들이 식사를 마친후 설거지를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제2회 ‘우리들의 밤’행사에 참가하는 옥천상고(교장 송관섭) 학생 중 20명은 사복을 챙기고 현관으로 모였다.

처음에는 다들 어색했지만 꾸불꾸불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긴장이 풀렸는지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영생원에 도착한 학생들은 각자 짐을 챙기고 앞 건물에 위치한 프로그램 실로 발길을 옮겼다. 오후 3시, ‘가족과의 대화’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는 옥천상고 학부모 회장, 총무와 학생들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학부모 회장은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입장에서 환우들과 생활해보면 문제점이 무엇인지 느끼고 배워 여러분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나와의 대화’시간이었다. 자기소개서도 쓰고 지금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나와의 대화시간이 끝난 후 모두들 밖으로 나가 환우분들과 같이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환우 한 분 한 분과 짝을 이뤄 손을 잡고 대화도 하고 산책을 하면서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기도 하면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즐겁게 놀다보니 어느덧 저녁시간, 학생들은 조를 나눠 1조는 식사 보조를 하고 2조는 배식을 도왔다. 저녁을 먹고 약간의 휴식 후에 역할극 및 주제토론을 했다. 이 시간에는 자신의 주변 문제나 교우들간의 문제 등을 주제로 다뤘다.

이 시간에는 송미옥 선생님의 지도 하에 왕따를 당하는 학생의 입장과 왕따를 시키는 학생의 입장이 되어서 역할극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왕따’는 어떤 아이들이 당하냐는 물음에 아이들은 대부분 ‘소심하고 혼자놀기 좋아하고, 재수없는 짓을 하는 아이들’이라고 서슴없이 말했지만 역할극이 끝나고 나서는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반성하는 것 같았다. 역할극이 끝나고 자신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겠냐는 물음에 라현정(3학년)학생은 ‘죽고싶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진 사례발표시간에는 김영철 선생님의 소개로 손영진 환우분께서 앞으로 나오셨다. 겉보기에는 보통사람과 다를 것 없는 외모였지만 그분이 이제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생들은 모두 숙연해졌다. 

촛불의식 시간에는 다들 초에 불을 붙이고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그리고 송미옥 선생님께서 어느 엄마와 딸이 쓴 편지를 읽어 주셨다. 죽음을 맞이하면서까지 딸을 걱정하시는 어머님의 마음과 어머니의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는 딸의 편지를 듣고 아이들은 점점 눈시울이 붉어져만 갔다. 지금까지의 시간을 반성하면서 부모님께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 9시30분 일정의 마지막인 선생님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흡연에 대한 문제가 가장 우선이었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게 됐으며 진로문제에 대한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설문지를 나눠줬다. 

다음날 아침, 환우분들과 약간의 운동을 한 후 청소년 범죄예방과 흡연에 대해 옥천경찰서 김영환 방범교통과장님, 옥천보건소 박풍남 선생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오후 1시에 열린 폐소식에는 행사에 적극 참여한 박수민(2학년), 박선미(2학년)학생에게 상장과 상품이 수여됐다. 행사에 참여한 라현정(3학년)학생은 “기회가 있다면 다시 오고 싶다”라고 말했다. 서정아(3학년)학생은 “처음 영생원에 왔을 때의 고정관념들을 지금은 많이 벗어났고 이번 우리들의 밤 행사로 인해서 많은 걸 보고 배우고 간다”라고 말했다.

/김미선(옥천상고2) heart23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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