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세요?] "아프지만, 다시 일어날 겁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아프지만, 다시 일어날 겁니다"
안내포도원 김재춘씨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3.02.28 00:00
  • 호수 6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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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죽으나 사나 포도 농사 질 거에요" 김재춘씨의 결연한 의지에 다시 '열혈청년'의 모습으로 나타나길 기대한다.

안내포도원의 김재춘(71)씨를 만난 것은 지난해 8월초 안내면 방곡리 마을 탐방을 하면서였다.  일흔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포도품종을 시험하며 맛있는 포도개발의 열정에 여념이 없는 그를 ‘열혈 청년’으로 소개했었다. 그런 그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다.
 
‘10년만 젊었으면 연구하고 싶은 것 뭐든 할 수 있겠다’라며 이전 인터뷰 말미에 아쉬움까지 표했던 그가 중풍으로 몸의 절반이 마비가 됐다는 것을 안 것은 지난 24일 그의 집을 방문하고 나서였다.
 
요즘은 이틀에 한 번씩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으며 꾸준히 다시 움직이려고 운동을 하고 있다는 김씨는 “할 일이 많은데 몸이 이래서 걱정”이란다. 갑자기 찾아온 중병이 아무래도 원망스러웠나 보다. 그래도 포도 생각만 하면 정신이 버쩍 든단다.
 
“어떻게든 올 해 농사도 져 봐야죠. 아들내외 주말에 와서 도와주고 조금만 하면 질 수 있어요. 엊그제는 내 포도원 일부를 비료시험장으로 쓰는 비료회사에서 와서 빨리 쾌차하라고 해요. 부지런히 운동해서 다시 기력을 찾아야죠. 얼마나 할 일이 많은데..”
 
제1회 포도왕 수상자이고, 현재 옥천 포도왕협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포도를 이용한 술 제조에도 관심이 많고, 계속 연구중이다. 그것을 토속주로 만들면 포도의 찌꺼기도 모두 재활용해 버릴게 없단다.
 
“노력만 하면 돼요. 농촌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부지런히 생각하고 일하고 그러면 성과가 나타나요. 난 죽으나 사나 포도 농사 질 거에요.” 중풍도 그의 결연한 의지를 막지 못하길, 세월의 이끼도 그를 피해가길, 그래서 다시 ‘열혈청년’의 모습으로 나타날 그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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