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신탄진, 유성), 충북(옥천), 충남(금산), 전북(무주)까지 4개 시도를 넘나들며 물건을 파는 김종갑(50)씨와 윤덕자(45)씨는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행복하다. 그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은 부쩍부쩍 자라는 미래를 껴안고 살기 때문이다.
자그마치 딸이 넷, 딸 부잣집인 김씨네는 대학생만 셋이다. 지은이(한남대 법대3), 지영이(한남대 행정2)와 이번에 합격한 지혜(옥천고3, 한남대 건축과 입학 예정)까지 모두 셋에다 막내 재선(옥천여중3)이가 있다.
사립대라 한 학기에 들어가는 등록금만 해도 1천여 만원, 둘이 장날 노점상을 하며 얻는 대부분의 수익은 자식들의 등록금에 고스란히 들어간다. 하지만, 이들은 자식들에게 아르바이트를 시키기는커녕 둘째 지영이를 유럽배낭여행까지 보내는 등 자식들의 교육열에 대해서는 거의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그렇게 살기 어렵다면서 사립대를 셋씩이나 보내고, 유럽여행까지 보내느냐고 말들 하지만, 다 사는 보람이 아이들 커가는 모습 아니겠습니까? 할 수만 있다면 아이들이 맘껏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거의 쉬는 날 없이 새벽 5시부터 저녁 8시까지 5개 장터를 돌아다니는 김씨 부부는 건강한 몸과 4명의 아이들이 재산이다. 독실한 크리스찬이기도 한 김씨 부부는 아이들이 사립대에 나란히 가게 된 것도, 자신들이 노점상을 하며 장터를 도는 것도 다 하나님의 뜻이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옥천장 설 때 한 번 오세요. 초량순대 앞에 오면 아저씨가 어묵을 팔고요. 서울 순대 앞에 제가 호떡하고 어묵팔아요. 많이 놀러 오세요.” 네 딸들이 독립을 하게 되면, 이웃을 위한 봉사와 가족 자서전을 낼 예정이라는 김씨 부부가 이른 아침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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