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일, 정부 추곡수매 시작
10월1일, 정부 추곡수매 시작
지난해 대비 수매량 약 3만 포대 적고 산물벼 수매비율 낮아져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2002.09.25 00:00
  • 호수 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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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추곡수매가 시작된다. 작년 농민들의 분노가 되살아나면 수확의 즐거움보다는 안타까운 우려가 앞선다. 그 순간의 무마가 아닌 농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줄 `농업정책'이 제시되는 수매철이 되길 바란다. <사진은 지난해 수매현장의 모습>

군은 산물벼를 시작으로 2002년산 벼 약정수매를 오는 10월1일부터 옥천미곡처리장과 청산미곡처리장에서 실시한다고 밝혔다.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산물벼 수매를 통해 정부는 우리 지역에서 총 4만8천200포대(40kg)를 수매하며 옥천읍과 군서면, 군북면, 안내면과 청산면을 시작으로 같은 달 31일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수매가격은 조곡 40kg을 기준으로 특등은 6만2천440원, 1등은 6만440원, 2등은 5만7천760원 등으로 올해 신설된 특등을 제외하고는 작년과 같은 가격이다. 반면 수매량은 지난해보다 2천965포대(40kg/포대)가 적은 11만485포대다.

이중 산물벼로 4만8천200포대를 수매하고 건벼로 6만2천285포대를 수매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가장 많은 벼를 수매하는 지역은 청성면으로 전체 물량의 16.5%에 해당하는 1만8천180포대를 수매한다.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은 약정수매물량을 기록한 청성면의 경우 약정을 체결한 농가수에 있어서는 청산면 641농가, 옥천읍 579농가에 이어 554농가로 세 번째를 차지했다.

`산물벼' 수매비율 낮아져
올 정부 추곡수매 중 산물벼 수매비율은 전체 정부 수매분의 43.6%로 지난해 53.4%에 비해 10% 가량 떨어진 비율이다. 지난해 산물벼 수매량 6만625포대와 비교하면 4만8천200포대를 수매하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20.5%가량 수매물량이 줄었다.

노인이 많은 농촌 현실을 감안해 건조의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해 산물벼 수매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 지난해 정부의 입장이었던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미곡처리장 관계자들 은 `쌀을 시장에서 좀더 격리하겠다'는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산물벼의 경우 정부수매가 끝난 이듬해 각 미곡처리장에서 시가로 구입하기 때문에 산물벼는 정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언제든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는 물량"이라며 "이 물량을 줄여 쌀을 최대한 시장에서 격리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특등급 신설
올해 추곡수매 등급에는 1등급보다 포대당 2천원을 더 받을 수 있는 특등급이 신설됐다. 농림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벼 검사 규격 개정안'을 지난 4월 확정 공포했다. 이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1등급 위에 특등을 신설하고 1등급과 2등급의 제현율 최저한도를 통일벼 기준에서 일반벼 규격으로 환원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특등의 제현율을 최저 82%, 1등급은 78%, 2등급은 74%로 지난해에 비해 3∼4%가량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3등급으로 명칭이 바뀐 등외품의 경우 기존 65%를 그대로 유지한다. 이와같은 특등급 신설이 농민들의 실질적인 소득증대와 연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1, 2등급의 제현율 기준이 강화되면서 등급의 하락을 초래해 소득 손실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농림부에서는 `검사 규격 개정 후 예상 등급비율'을 특등 23%, 1등 64%, 2등 10%, 3등 3%로 예상하면서 규격이 강화됨에 따라 2등 및 3등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이 전체물량의 6.5%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림부는 "1등급에 해당했던 23% 가량이 특등으로 상향조정되기 때문에 소득증가가 기대된다"고 홍보자료를 통해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올해같이 작황이 예년에 비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특등 판정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강화된 기준으로 인해 1등급 판정 비율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규격 개정 후 첫 시행되는 수매인 만큼 판정시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청산RPC 수매가 결정 못해
수매를 앞두고 청산미곡종합처리장의 경우 아직까지 자체수매가를 25일 현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자체수매가격 결정에 부담을 느낀다는 반증일 수 있다. 청산농협에서 경영하는 청산미곡처리장의 자체수매가격은 청산농협미곡종합처리장운영협의회에서 결정한다.

이용수 장장에 따르면 아직까지 가격결정을 위한 운영협의회를 개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예년보다 농민들의 참여를 확대한 상황에서 운영협의회 위원 20명(작년 16명)을 위촉한 상태다. 올해 위촉한 운영위원에는 이장 대표와 영농회장단 대표, 농업경영인 지역 대표 등 예년에 포함시키지 않은 지역 농민을 포함하고 있다.

또 청산미곡처리장에서 벼를 사들이는 청산, 청성, 안남, 안내 지역 군의원과 면장, 농정과장 등과 좌담회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어느 때보다 자체수매가 가격 결정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이용수 장장은 "농민들의 참여를 좀더 확대해 합리적으로 가격을 절충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운영협의회를 확대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자체 수매가격 결정 시기는 수매가 시작된 후인 10월 첫째 주나 둘 째주 정도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이용수 장장은 지난 24일 예상했다.

청산미곡종합처리장은 또 올해 확대한 계약재배 물량의 가격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의 경우 계약재배 한 1만5천포대(40kg)에 대해 정부수매가와 같은 가격을 주었지만 올해는 `자체수매가보다는 좀더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는 원칙적인 부분만 결정된 상태라는 것이 미곡처리장 측의 설명이다.

자체수매가보다 얼마나 더 인센티브를 줄지는 역시 운영협의회에서 결정이 되어야 하지만 "지난해 계약 재배 물량에 정부수매가를 지급해 결과적으로 큰 손실을 보았다"는 관계자의 설명을 고려할 때 지난해와 같은 파격(?)적인 조건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청산미곡종합처리장은 청산과 청성지역 894농가와 추청벼와 새추청벼 재배 계약을 맺었으며 지난해보다 늘어난 5만 포대(2천톤)를 수매할 계획이다. 계약재배 확대에 따른 안내·안남에서 생산한 벼의 자체 수매 제한에 대한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는 "안내면과 안남면의 자체수매물량이 700톤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매에 별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이용수 장장은 설명했다.

한편 옥천미곡처리장의 경우 "현재 미곡처리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조생종 벼를 포대당 5만1천원씩 사들이고 있다"라고 연중호 부장은 전했다. 연 부장은 "현재 조생종의 양이 많지 않아 확정된 가격은 다음 주 정도가 되어야 나오겠지만 (자체수매가는)5만1천원 선으로 가기가 쉬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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