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될 아이들이니까 사인 먼저 받아가세요"
"크게 될 아이들이니까 사인 먼저 받아가세요"
청소년 수련관 풍경스케치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2.08.21 00:00
  • 호수 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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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수련관에서 만난 아이들...

오후 4시. 온 마을에 그득했던 물 기운이 강렬한 햇볕에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렸다. 그 물 기운이 아이들의 몸에서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소금기를 잔뜩 먹은 바다 내음(?) 물씬 나는 그 물기는 아이들의 이마에, 다리에, 팔뚝에 온 몸에서 파장치며 흘러나온다. 청소년 수련관, 그 이름에 걸맞게 수련관 안 체육관에서는 두 팀의 청소년들이 카메라 앵글 안에 포착되었다.
 
가수 보아의 ‘NO.1’이 흘러나오면서 아이들의 몸짓은 음표의 높낮이와 박자에 따라 요동친다. 옥천중의 댄스그룹 ‘익스트림 크루’와 옥천여중의 신생댄스그룹 ‘아이원’이 박자를 맞추며 연습에 들어간다. 기환(김기환, 옥천중3)이는 물구나무서며 비틀기를 하는 고 난이도의 기술을 연습하고 태희(조태희, 옥천중1)와 효정(금효정, 옥천여중3)이는 몸짓을 서로 맞춰본다. 매니저라는 승원(이승원, 옥천상고1)이가 미리 사인을 받아가라며 너스레를 떤다.
 
“앞으로 크게 될 아이들이니까 먼저 사인 받아가세요.”
“방학때 많이 연습을 해야하는데 서로 일정이 안 맞아서 많이 연습 못했어요”

올 5월 한마음축제 때 생긴 신생 댄스그룹 아이원의 보성(김보성, 옥천여중3)이가 수줍은 듯이 말한다. 아이들은 음악이 나오자 다시 신들린 듯 춤을 춘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무한자유를 느끼는 듯 하다. 저쪽 한편에는 교복을 입은 녀석 넷이서 볼을 바구니에 넣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재영(조재영·이하 옥천고2)이, 병욱이(민병욱), 혁지(배혁지), 봉재(곽봉재) 4명의 친구다.  제일 키가 큰 재영이와 제일 키가 작은 혁지가 볼을 가지고 다툰다. 혁지도 날렵한 몸놀림이 만만치가 않다.  뒤이어 불청객인 윤성(이윤성)이가 끼었다. 5명.  같이 게임을 뛰자 제안을 했다. 혁지와 병욱이와 한 팀. 초반 대등한 경기가 기자의 엄벙덤벙한 실수로 주도권을 빼앗긴다. 아이들은 그 많은 힘들이 어디서 났는지 펄펄 난다.  젊음의 힘이리라. 수줍은 듯 말을 걸어도 뚱한 녀석들은 몸뚱이로 말한다.
 
“무한한 에너지가 우리 몸에서 숨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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