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조금 지난 깊은 밤
달빛소리에 눈을 뜨고 나니
내일모레가 보름이구나
난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저 달에게
물 한모금 줄수있는 여유가 없었는데
내 두평 남짓 오두막을
구석구석 환하게도 비춰준다
참나무토막 몇개 넣어둔 아궁이에서
피어나오는 연기가
달빛속 옥수수 수염들이
산골처녀 댕기머리만 같다
구름속에 가리운 옥수수가
굴참나무 거목보다도 엄청 커보이 것은
내마음도 이젠 한없이 약해졌음을 이르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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