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미 좋은 사람은 요즘 들녘을 지나다 “저건 파가 시들은 건가”싶게 잎과 줄기가 누렇게 변한 농작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요즘 한참 수확되고 있는 마늘이 그 주인공. 지난 가을과 겨울을 견디어 낸 누런 줄기를 꽉 잡고 힘껏 뽑아 올리면 야무지게 여문 마늘이 하얀 얼굴을 드러낸다.
6일 군서면 오동1리에서 만난 김말순(63)씨와 왕차옥(59)씨가 마늘 수확에 한창이다. 김씨는 “하우스에 들어가지 않고도 긴 겨울을 땅 속에서 견딘 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며 “군서마늘은 특히 인삼보다 더 몸에 좋다”고 자랑하며 함박웃음을 터뜨린다.
노동력은 부족하고 일한 것에 비해 농산물 가격은 턱없이 낮고, 이래저래 땡볕 아래서 마늘 뽑기가 보통 고된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자식들 나눠 줄 생각, 군서마늘 진가를 알아주고 서울에서도 구하러 오는 사람들 생각하며 힘차게 마늘을 뽑는다는 두 여성 농민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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