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지용제, 한 단계 끌어올려야
[기자의 눈] 지용제, 한 단계 끌어올려야
  • 이수정 기자 sjlee@okinews.com
  • 승인 2006.05.18 14:40
  • 호수 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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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지용제가 막을 내렸다. 이번 지용제는 지용의 시 세계에 대한 뜨거운 탐구 영역이 있었는가 하면, 문학축제를 의심케 하는 야시장도 운영돼 지용제의 현실을 보여주었다.  

지용제 개막 행사가 열린 12일 저녁,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음악회는 고급문화에 대한 갈증을 느낀 주민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하지만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야시장에서 들려오는 ‘각설이 타령’에 섞이면서 어울리지 않는 불협화음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등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로 지적됐다. 

또 축제 기간인 12일부터 14일까지, 야시장에서는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이 동전던지기, 빙고게임, 총쏘기, 뽑기 등 사행성 오락을 즐기는 모습을 보이는 등 지역 주민과 청소년들이 문학에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용제를 찾은 외지인들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문학 프로그램이 없다며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문학축제에 대한 기대를 안고 찾은 외부 관광객들은 쉽게 다가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만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13일 지용제를 찾은 안은선(26·대전시)씨는 “지용제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 축제를 찾게 됐다”면서 “문학축제라고 해서 다른 지역축제와 다른 모습을 기대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관광객들도 지용제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지용 3행시 짓기와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현장을 찾은 이호성(35·대전시)씨도 “7년전쯤, 지용제에 온 적이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큰 변화없이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것 같다. 또 외지에서 찾은 관광객이 지용제에 융화돼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지용제, 열아홉번이 이어져 오도록 여전히 채워 나가야할 부분이 있지만 지용문학포럼과 지용문학상 시상식, 본행사는 전국에서 참가한 문학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포럼은 400여명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진행됐고, 본행사도 700여 명에 이르는 문학도들이 끝까지 자리한 가운데 진행됐다. 

강진과 통영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찾을 정도로 이제 그 틀을 갖췄다는 평가가 일고 있지만 여전히 순수문학축제로서의 아쉬움은 남는다. 지역주민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좀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아쉽고, 문학축제라 하기엔, 야시장의 볼썽 사나운 그림들이 떠오른다. 

여전히 갈림길에 선 채 막을 내린 지용제지만, 내년 지용제에는 지용의 색깔을 제대로 찾아가는 모습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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