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사람
옥천사람
오한흥의 옥천엿보기
  • 오한흥 ohhh@okinews.com
  • 승인 1999.10.23 00:00
  • 호수 49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천사람. 아마 이말처럼 자주 쓰는 말도 드물 것이다. 물론 옥천을 다시 나눠 면지역별로, 혹은 더욱 세분화해 지명뒤에 붙여 어디 어디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주민 전체를 한덩어리로 묶는데는 '옥천사람'이라는 말처럼 좋은 표현은 없다고 생각된다. 지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자치의 기초단위인 옥천. 자치단체 옥천의 구성 요인은 영토와 이 영토안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다. 옥천에 속한 땅이 넓어지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땅이 넓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개념 정의 이제라도서둘러야>
사람도 마찬가지다. 옥천사람이고 아니고를 구분하는 경계지점을 될 수 있으면 넓힐 필요가 있다. 무슨 일이건 열명 가운데 선발하는 것과 그 이상 많은 사람 가운데서 선발하는 것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또 우리는 옥천을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인구가 줄어 걱정'이라는 말을 자주 듣지 않았던가. 인구가 지나치게 많아 도시가 비대화돼도 문제지만 이는 우리지역과 동떨어진 문제다. 최근 10년동안 군 전체인구는 1만명이상이나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시사한다.

자치정부에서는 이에대한 분석과 대책을 세우고 생산과 소비에 있어서 적정인구를 산출, 주민들에게 제시해야 할 책무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자치정부의 기본적인 자산은 땅과 사람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땅을 넓히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다. 인구를 적정수준으로 끌어올려 생산과 소비가 자체적으로 순환되는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모적 토박이 논쟁 '자식이 부모 부정'>
그런데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옥천사람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히 관습에 젖어 배타적인 소지역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구 감소에 대해 곧잘 우려를 나타내는 인사(?)들조차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는 식의 그럴듯한 논리로 실제로는 인구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자연증가 이외는 인구감소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심지어 주민들을 위해 이것 저것 가리지 말아야 할 몇 안되는 관공서에서조차 출신지역을 따지는 일이 흔하며, 기껏해야 토박이 1세대들이 토박이 논쟁을 일삼는 등 상식이하의 작태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들의 토박이 논쟁은 친구와 이웃은 물론 심지어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부정하는 그야말로 하늘보고 침뱉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같은 소모적 논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옥천은 인구는 물론 모든 것이 사그러드는 쇠퇴의 구렁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통큰 옥천을가꾸자>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옥천사람의 개념을 정리하고 누구나 원하는 사람이면 모두 받아 들이자. 아니 옥천사람이 되어달라고 가슴열어 적극적으로 나서보자. 개방적인 옥천이냐, 폐쇄적인 옥천이냐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옥천의 장래가 달려 있는 것이다. 태어나자 마자 이사간 사람,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어떤 인연으로든 현재 옥천에 살고 있는 사람, 심지어 태어나지도 살고 있지도 않지만 우리 옥천이 좋다는 모든 이들을 다함께 묶어 옥천사람으로 불리우는 그런 통 큰 옥천을 가꿔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