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없는 인생
후회없는 인생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10.07 00:00
  • 호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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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돌 밑에서 밤을 새워가며 안타까이 울어대는 귀뚜리의 울음소리는 가을의 차가운 새벽하늘을 가르며 온누리의 정적을 깨치고 있다. 유난히도 어수선했던 갈등의 세월틈에서 헤아릴 수 없는 앞날은 어떻게 보아야 할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풍성하게 여물어 가는 가을의 계절 앞에 조잡스럽고 추악한 인간세계가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흐르는 강물처럼 평범하게 이어지는 시간의 연속은 그때 그 자리로 가을을 돌려주었건만 갈수록 독선적이고 이기주의적인 문명의 병폐는 대기의 공해 뿐만 아니라 문명과 정치사상의 분리의 죄악속에서 현실의 오염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바로 아는 길이다. 즉 나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 인생을 보람있게 살 수 있는 근본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요즈음 명백한 착각속에 살고 있다.

물론 인간이 후회없는 삶을 영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오늘 우리 현실이 혼란과 분열로 치닫는 것을 보면서 죄의식과 책임을 느낄줄 모르는 일부 지도자층과 부유층의 몰지각은 우리들을 허탈감과 무력증에 빠지게 하고 있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또 변화되어야 한다. 문명의 급속한 발전은 생활의 풍요로움 대신 빈부의 격차만을 심화시켜 주었고 결국은 삶이라는 그 자체를 돈이라는 추악한 물질과 순간의 향락이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기회주의 성향으로 변모시켜 놓았다. 가을은 가고 또 오고, 밤은 가고 새벽이 오고 태어나고 죽고…. 이 모든 순환의 법칙에서 우리 인간은 무엇인가 깨달아야 하겠다.

어린이는 동심으로 돌아가고 어른은 양심으로 돌아가고 추악한 사의 근원을 뿌리뽑기 위해서 각자 자연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자연에서 진리를 배우고 거짓이 없는 것을 배워야 한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살면 바르게 사는 것인가가 중요하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고작 생존하는 것이 60, 70이라 한다면 인생은 「공수래 공수거」라고 외치지 않더라도 돈·명예·권력 등 물질의 노예가 되고 돈의 하수인이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결국은 모두 버릴 물건들인데 왜 이토록 물질의 노예로써 살아가야 하는가! 좀더 먼 안목을 가지고 이해와 설득, 사랑을 가지고 살자. 물질에 구속되지 않은 유연자재한 태도로써 인생을 살자. 무거운 짐을 지고 산에 오르는 사람과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 산에 오르는 사람을 비교해 보자.

전자는 힘들고 고생스럽지만 후자는 가볍고 자유롭다. 인생을 사는 원리도 마찬가지다. 욕심·허영심·이기심·질투심 등 이러한 추악스런 모든 것들을 떨쳐 버리고 주어진 삶을 평화롭고 윤택하게 살아보자.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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