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왜! 우리는 못하는가?
[기자의 눈] 왜! 우리는 못하는가?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3.05.02 00:00
  • 호수 6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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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폐교’에 대해 잠깐 말을 해야겠다. 거칠게 말하자면 ‘폐교’는 미친 짓이다. 그 지역에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폐교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중앙 집중적인 성장을 위해 지역을 외면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단순 경제 논리를 들어 폐교를 단행한 것은 그 지역의 수명을 인위적으로 끊어버린 ‘만행’이다. 행정당국이 학교를 다시 살리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먼저 묻고 싶다. 농촌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 가둬놓고 아이들이 없다는 이유로 폐교를 시킨 것은 아주 음험한 음모였다고 말하고 싶다. 

`더 이상의 폐교는 없어야 한다'는 우려에서 하는 말이다. 이제 문제는 폐교된 학교에 다시 어떻게 사람의 숨결을 넣어줘야 하는 것이냐 이다. 기자는 취재과정에서 영동에서 훌륭한 폐교 활용 모델을 확인할 수 있었고, 무주에서(전화를 통한 확인) 지방자치단체의 폐교 활용정책의 우수함을 접할 수 있었다.

영동의 자계예술촌과 ‘토사랑’은 문화공간으로 지역 주민들과 밀접하게 연계하며 하나의 체험관광코스로 자리잡아 가고 있었고, 그 지역의 문화의 향을 서서히 전파하고 있었다. 

이와는 달리 ‘간디자유학교’와 ‘자유학교 물꼬’는 대안학교로서 다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되살리고 있다. 영동에서 별다른 정책적 지원 없이 대안학교와 문화공동체를 꿈꾸는 이들이 들어왔다는 것에 많은 부러움을 느낀 반면에 무주군에서는 그런 행운에 의존치 않고 정책적으로 문화 공간을 꾸미려 시도하고 있다는 것에 부러움을 너머 질투가 났다. 

왜 우리는 하지 못하는가?

바로 인접 군에서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고, 또 다른 자치단체는 이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마당에 언제까지 누구나 변명할 수 있는 ‘예산 타령’에 기댈 것인가?

결국 하고자 하는 의지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은 그냥 주어진 일에 불과하다. 이것을 넘어선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신명나게 일하는 공무원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그래서 주민들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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