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그리고 우리고장 옥천의 농업
 dodo
 2004-02-18 16:13:42  |   조회: 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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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년대 드라마의 전형 FTA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한 그 다음 날 대부분의 신문 1면엔 약속이나 한듯 큼지막한 사진이 등장한다. 이 땅의 농민으로 산다는 사실이 너무 너무 서러워 설움에 복받쳐 차마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는 그런 표정이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슬프게 했는가?
그것은 다름아닌 바로 나 자신이며 이들의 얼굴을 담아낸 언론이며 그 속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이며 힘과 돈을 거머쥔 그 자들이다.

이번 사태는 6-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전형적인 한국식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사건이다. 먹고살기는 힘들고, 달린 가족은 줄줄이다.
아버지는 결단을 내린다. 맏이 하나만 성공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둘째 셋째는 초등학교도 마치지 않고 동네 철공소로, 누이들은 빵공장으로, 버스안내양으로, 이도 저도 안되는 나머지 형제들이 농사일로 내몬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 아버지의 예상은 적중하는듯 했다. 소위 명문대를 졸업한 맏이가 고시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때부터 아버지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이 벌어진다. 성공한 그 자식이 일신의 안위만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맏이의 인간적인 고뇌를 담아내는 장면도 물론 빠지지 않는다.
정확히 이 장면에서부터 아버지는 배신감과 허탈감 그리고 나머지 자식들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술로 소일하다 세상을 뜨고, 나머지 자식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다행히 작가가 낙천적인 사람이라든가, 시청자들의 인기가 받쳐주면 방영횟수가 조금 더 이어지며 맏이의 파멸과 반성이 이어지기도 한다. 당연한 귀결이다. 이런 인간성의 소유자가 사회지도층으로 상승해 봤자 무슨 일을 대단하게 하겠는가?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 우리 사회는 이런 자기반성이나 파멸의 전단계에 머물며 계속해서 나머지 형제, 자매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지금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경제논리가 바로 이런 아버지의 무능력과 독단과 무책임에 기초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치가 곧 경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맏이의 성공이 나머지 형제, 자매들의 행복 보장이 아니듯이. 경제는 정치의 한 부분이란 얘기다. 가족 모두의 행복 보장이 없는 한 맏이의 성공은 결국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의, 나아가 사회에까지 도움이 안된다는 얘기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처럼 '한놈만 패는' 집중력의 경제성은 알았는지 모르나 구성원 모두의 행복 보장이라는 정치력이 없이는 결국 파탄이며 파멸이 있을 뿐이다.

더 늦기전에 그 동안 우리사회 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왔던 희생의 영역을 보살펴야만 한다. 그 중에 한 곳이 바로 농업부문이다.

----앞으로의 방향 및 대안은 어디서부터 찾을 것인가?

정부에선 이번 한, 칠레 무역협정 승인을 계기로 각종 농민 달래기 정책이 쏟아질 것이다. 문제는 우리 고장 행정력이 얼마만큼 이런 분위기를 읽고, 대처할 수 있느냐다. 대단히 미안한 얘기이나 내가 아는 상식에선 이또한 기대할 게 별로 없다는 점이다.

두고 보시라. 두고보면 알겠으나 이번 국회승인을 기화로 분명히 앞서가는 자치단체가 몇 군데는 나올 것이니.

자치시대라고는 하나 이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조차 없는 지역이 바로 우리 지역이기 때문이다. 자치에 대한 사전적 의미나 제대로 파악하고 계시는지 이조차 의문이 드는 경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현장 농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는 협의기구조차 못띄우고 있는 형편이 아니던가. 정말 이래서는 안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만 한다. 우선 군수, 군의원은 물론 현장 농민들의 광범위한 목소리를 수렴할 수 있는 기구부터 띄워라. 그 안에서 정확한 현실인식부터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현장감있는 대책을 수립해 나가면 된다.

그 길만이 살길이다. 철공소 다니던 아우의 애로와 시내버스 안내양으로 겪은 수모를 듣고 숙연해질 필요가 있다. 이를 모르는 형의 성공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2004-02-18 16:13:42
61.xxx.xxx.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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