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당대표를 잘못 뽑았다...강추
 꿈돌이
 2003-08-22 11:54:10  |   조회: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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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당대표를 잘못 뽑았다

보수언론에서야 늘 노무현 대통령의 헤픈 입버릇을 기삿거리로 삼으나, 그의 어법은 ‘파격적’일지언정 ‘망언’이라 할 성격의 것은 아니다. 습관적으로 해서는 안될 언행을 일삼는 분은 따로 있다.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다.


이분이 최근에 또다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우리가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는 것이다. 나야 노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국민 다수의 지지로 당선된 그에게 이런 극언을 하면 안된다는 것쯤은 안다. 그것은 대통령에 대한 모독 이전에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 전체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崔대표 광복절 어디 있었나=


선거가 끝났으면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누가 대통령을 해야 할지는 주제넘게 최대표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국민이 할 일이다. 선거에서 졌으면 깨끗이 인정할 일이지, 왜 이렇게 번번이 뒷말이 많은지 모르겠다. 청결하지 못한 매너로 주기적으로 국민들을 짜증나게 해야겠는가? 대통령을 잘못 뽑았으니 어쩌자는 건가? 정권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니, 노대통령을 퇴진시켜 놓고 자신이 대통령을 하겠다는 얘기일까? 그리고 합법적으로 뽑힌 대통령을 무슨 수로 퇴진시키겠다는 건가? 3공과 5공의 역사와 전통을 물려받아 구국의 일념으로 쿠데타라도 하겠다는 걸까?


잊지 않고 색깔론 공세도 폈던 모양이다. “서구의 기준으로 보면 노무현 대통령은 좌파다”. 서구에 배낭여행이라도 한번 다녀오시라고 권해야겠다. 그 동네에 살아본 내 경험에 따르면, 그 동네 정치 스펙트럼 속에서 노대통령은 정확히 보수쪽에 서있다. 그럼 최대표는? 대단히 미안한 얘기인데, 서구의 기준에 따르면 최대표는 정상적인 정치무대에서는 설 땅을 찾기 힘들다. 왜? 그가 좋아하는 서구에서라면 최대표는 정치적 스펙트럼의 오른쪽 맨끝에서 갈색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대표의 행동을 보라. 이번 8월15일 광복절에 최대표는 어디에 계셨던가?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극성스런 우익단체들의 집회 현장에 내빈으로 참석하고 있었다. 그 집회에서 무엇을 하셨는가? 흥분한 군중들이 살벌한 표정으로 ‘김정일 타도’를 외치며 인공기를 불태우는 것을 거들고 있었다.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좀 해보라. 독일의 콜 총리가 언제 동독기를 불지르는 우익들 시위에 참여하던가? 대체 어느 나라 보수정당의 대표가 남의 국기나 불태우는 맹동주의자들의 과격시위를 거들고 앉았는가? 앞으로 철분 섭취 좀 하셔야겠다.


그날이 어떤 날인가? 광복절이었다. 국가공동체의 자주권 회복을 기리는 날, 늘 ‘애국’을 강조하던 보수당의 대표가 정작 국가의 공식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엉뚱하게 우익단체들의 사적 집회장에 나갔다. 국가공동체가 그렇게도 우습게 보인 모양이다. 게다가 그날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가? 난데없이 성조기가 휘날렸다. 도대체 지구상의 어느 나라가 제 나라의 독립기념일에 하필 남의 나라 국기를 흔든단 말인가? 가뜩이나 한·미관계의 불평등을 바로잡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시점에, 굳이 광복절에 성조기를 흔들어야겠는가?


최대표가 현장에서 거들었던 그 인공기 소각 해프닝 때문에 남북교류에 차질이 생겼다. 대구 시민들이 유니버시아드 손님맞이에 분주한 마당에 제1야당의 대표라는 분이 도와주기는커녕 애써 만든 흥겨운 잔치 분위기에 찬물이나 끼얹다가, 기껏 대통령이 온 국민을 대표해 사과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나 연출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국민과 국가에 이런 폐를 끼치는가? 이번 사태에 대해 최대표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광복절 공식 기념식을 제쳐두고 우익들의 시위에 참석한 동기와 경위를 국민들 앞에 해명해야 한다.


=대북정책 일관성 보여줘야=


아울러 최대표는 이 참에 대북정책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인공기를 불사르며 ‘김정일 타도’를 외치는 게 최대표의 공식 입장인가? 남북간의 대화와 교류를 중단하고 다시 냉전으로 돌아가자는 게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인가? 남북경협도, 금강산 관광도, 이산가족 상봉도 필요없고, 타오르는 인공기의 연기 속에 성조기를 휘날리자는 게 한나라당의 공식 입장인가? 적어도 남북관계와 같은 중요한 사안에 관해서는 “교류에 찬성한다”고 하다가 다음날 인공기를 불사르는 등 오락가락하지 말고 일관성을 갖추기를 바란다. 그는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고 말하나, 정작 잘못 뽑은 것은 한나라당 대표로 보인다.


〈진중권/문화비평가〉
2003-08-22 11:54:10
61.xxx.xxx.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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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시님.... 2003-08-26 13:14:58 61.xxx.xxx.105
앞에다 아무 말도 넣지않아 잘못보면 진중권님 글에 반론하는 걸로 착각할 수도 있겠는데......암튼 "백주대로에 사람들이 모여 종이조각만 태워도(설사 그게 인공기가 아니라 하더라도) 당연히 경범처벌은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와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날' 태극기도 아니고 성조기를 흔들었으니 하는 말이지." - 압권임. 그러나 저러나 푸시시님 글에서 이카**님 냄새가 나는 것 같은디.......?

푸시시 ^^ 2003-08-25 13:33:08 211.xxx.xxx.140
1.'우리나라의 형행법이 언제부터 인공기를 태우면 과태료를 내야 하는 법으로 변질 되었는지 조차 의심스럽고' - 성조기 태운 사람들도 과태료 냈으니 인공기 태운 사람도 과태료 내는게 맞는 거 아닌감? 그러나, 이번에는 '외국 국기 모독죄'로 과태료 낸게 아니고 '소란죄'로 경범처벌 받은 거지. 백주대로에 사람들이 모여 종이조각만 태워도(설사 그게 인공기가 아니라 하더라도) 당연히 경범처벌은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2.'성조기를 흔드는 것을 평화를 반대하는 수구파로 변했는지 모르겠다' - 성조기를 흔들건 빤스를 벗어 흔들건 누가 뭐라나? 문제는 '제1야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그것도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날' 태극기도 아니고 성조기를 흔들었으니 하는 말이지. 이거 잘한 거 아니잖아?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래매?

qkrgurrjtp 2003-08-24 12:09:49 220.xxx.xxx.77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말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말이 전부 옳다고 착각 할 것이고 말을 하면 보수 수구파 라고 하는 것이 진부를 주장하는 좌익 골수분자들의 행태고 그러나 한마디 해야것다.내가 보기엔 한나라당의 행태가 통일을 반대하고 북한과의 화친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도를 걷자고 하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형행법이 언제부터 인공기를 태우면 과태료를 내야 하는 법으로 변질 되었는지 조차 의심스럽고 성조기를 흔드는 것을 평화를 반대하는 수구파로 변했는지 모르겠다. 이나라는 이 나라를 사랑하는 수 백만명의 사람들이 북한 김일성이가 저지를 전쟁 앞에서 빨간 피를 흘리며 지켜 온 나라지 그 당시에 남노당 출신들에 속하는 좌익들에 의에 지켜 온 나라는 아닐 것임을 알 터인데 오늘날에 와서는 그 때 목숨을 받쳐 싸운 사람들과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반 통일주의자라고 몰아 세우며 아주 매국노로 취급하는 놈들은 과연 어떤 놈들이인지 쌍판이 보고 싶구나. 나는 6.25 세대가 아닌 젊은 세대에 속하나 입은 삐뚜러 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고 했지 않은가?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는 의견들이 다양한 법. 좌익세력들의 의견이 존중되듯이 우익들의 의견과 표현의 자유도 보장 되는 것이다. 아주 점잖은척 하면서 자신들의 논리만을 주장하는 좌익 골수분자들이야 말로 이나라를 떠나야 할 대상이다. 통일은 실정법 틀안에서 서서히 이루고 우리가 지원 하려거든 진정으로 감사의 표시가 올 때 지원하는 법이지 오늘 매스컴에서도 나왔지만 방학만 되면 밥을 먹을 수가 없어 굶는 아이들이 일만 이만 하는 판국에 즉 내치도 제대로 못하면서 북한을 돕겠다고 떠드는 입은 사람입이 아니라 붕어 입임을 명심 하고 좌우익을 따지는 일에 열낼 것이 아니라 진정 애국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작은 것 부터 생각하는 것이 이나라에서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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