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야 할 때 말하기와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기가
 곽봉호
 2003-05-23 08:38:05  |   조회: 703
첨부파일 : -









2003-05-23 08: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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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묵(語嘿)

       
      當語而嘿者非也, 當嘿而語者非也. 必也當語而語,
      當嘿而嘿, 其惟君子乎? 君子之嘿也, 如玄天, 如深淵,
      如泥塑; 其語也, 如珠玉, 如蕙蘭, 如鍾鼓.
      -신흠(申欽, 1566-1628), 〈어묵편(語嘿篇)〉


      마땅히 말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잘못이다.
      의당 침묵해야할 자리에서 말하는 것도 잘못이다.
      반드시 마땅히 말해야 할 때 말하고,
      마땅히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해야만 군자일 것이다.
      군자의 침묵은 현묘한 하늘 같고 깊은 연못 같고
      진흙으로 빚은 소상(塑像) 같다.
      군자가 말하는 것은 구슬 같고 혜초(蕙草)와 난초 같고,
      종과 북 같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감히 말해야 할 자리에서는 꿀먹은 벙어리로 앉아 있다가,
      물러나 뒷 자리에서는 이러쿵저러쿵 불만을 늘어놓는다.
      여기서 들은 남의 험담은 금세 저기 가서 말을 옮기고,
      함께 나누어야 할 이야기는 남들이 알까 걱정한다.
      말해야 할 때 말하기와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기가 참 어렵다.
      사람들은 말해야 할 때 침묵하고, 침묵해야 할 때 떠든다.
      세상 살며 생겨나는 많은 문제들이 여기서 생겨난다.
      끝 모를 아득한 하늘,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못,
      진흙으로 빚어 놓은 소상 같은 침묵을 내 안에 깃들이고 싶다.
      구슬처럼 영롱하고, 혜란(蕙蘭)처럼 향기나며,
      종고(鍾鼓)처럼 맑게 울리는 그런 소리를 내고 싶다.


       

      말해야 할 때 침묵하고, 침묵해야 할 때 떠들었을 때
      남는 것은 부끄러움과 후회뿐 이더이다
      다시는 같은 부끄러움 만들지 말자 다짐했건만
      다시 부끄러움 만드는 자신을 돌아보니
      군자되기 결코 쉬운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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