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선거에 여성은 없다
6·4선거에 여성은 없다
여성 후보자는 커녕, 여성공약·토론회 조차 참여 안해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98.05.30 00:00
  • 호수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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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4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와 관련한 정치적 의미에서의 여성의 평등권 확보 및 사회활동 점수를 매기라면 과연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먼저 도지사, 군수 선거를 비롯한 각 후보자들의 여성에 관한 공약들을 살펴보자. 도지사 후보들은 2명 모두 여성에 대한 공약들을 나름대로 내세우고 있지만 선거 인쇄물을 놓고 살펴볼 때 군의원 후보자들과 도의원, 군의원 후보자들 중 여성관련 공약을 제시한 후보자는 아쉽게도 단 세 명이다.

세 명 가운데에서도 군의원 옥천읍 선거구에서 조이실 후보가 '여성의 사회 참여'를, 청산면의 유만정 후보가 '노인과 여성복지 향상을 위한 장기대책 마련'의 포괄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 좀더 구체적으로 여성과 관련한 약속을 제시하고 있는 후보자 이희복 후보로 '탁아시설 확보', '여성 공무원 비례승진제'등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쯤되면 여성과 관련시켜 볼때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고 있는 군내 후보들의 여성문제 인식도 정도는 극히 낮은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여성계에서는 왜 여성과 관련된 공약은 없느냐는 단 한마디 얘기도 없다.

평소 활발한 사회참여와 여성의 권리확보 등을 주장해온 군내 여성단체들의 목소리는 어디로 갔는가. 한 술만 더 떠보자. 27일 오후에는 군수 후보자를 놓고 군내 각 사회단체가 주최가 되어 군수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가졌다.

각 사회단체별로 해당 분야도 있을 터이고 지역과 연과해 궁금한 점도 있었을 터이다. 그러나 이번 초청토론회를 공동주최하는 사회단체의 명칭에 여성단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여성단체 뿐만 아니라 각 여성단체의 대표격인 여성단체협의회에서도 참여하지 않았다.

군수 후보자를 비롯해 도의원, 군의원 후보자들까지 총 28명의 지방선거 후보자들 가운데 여성후보 한 사람이 없다는 점은 지역의 특성상 그렇다고 쳐도 토론회에조차 참여하지 않는 것은 좁게 말하면 여성의 사회 및 정치참여 등에 대한 권리 포기로 보인다.

그래서 언뜻 이해가 가지 않고 답답한 지역현실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들이 좀더 사회활동 참여에 대한 폭을 넓히고 일정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 전국의 어느 곳에서든 이루어지고 있는 터에, 비근한 예로 대전 동구의회 의원을 지낸 옥천이 고향인 여성 출향인 조규순씨가 대전 동구청장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옥천의 여성들이 너무 긴 잠을 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여성과 관련된 각 후보들의 공약과 약속을 누가 검증하고 여성계의 요구사항 또한 누가 제시해서 답변을 얻어야 하는 것인지를. 행사 때마다 음식 만들고 설거지까지 뒷일을 하는 것으로만 여성들의 역할을 한정시켜서는 안된다.

선거운동원으로 어깨띠는 하고 피켓은 들고 있지만 98년 옥천의 지방선거에서 여성은 제 몫을 찾지못하고 있다고 말할 도리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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