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후보 초청토론회 답변서를 공무원들이 작성해줘 선거개입 의혹
군수후보 초청토론회 답변서를 공무원들이 작성해줘 선거개입 의혹
유 후보 합동연설회 발언 해명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98.05.30 00:00
  • 호수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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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단체장과 상대방 후보간의 대결이 이루어질 때 역시 우려되는 것은 공무원들의 선거개입 및 관권선거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 지역에서 만큼은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선거개입과 관련된 징후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지난 25일 옥천 공설운동장에서 개최된 군수 후보자 합동연설회장. 처음으로 등단한 유봉열 후보가 합동연설회를 하며 지난해말로 주민들과의 협의 아래 일단락지은 옥천읍 양수리훈련장 이전문제를 거론했다.

양수리훈련장을 군서면 월전리로 이전하는 문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발언이었고 이를 연설회장에서 들었던 월전리 주민들 몇몇이 이미 지난해 끝난 문제를 가지고 왜 다시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확인작업에 나섰고 유 후보의 발언 내용이 사실일 경우 유 후보의 연설회장과 차를 따라 다니면서라도 발언의 해명을 듣고 따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 문제가 확산되어 발언을 한 유 후보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27일 오전 11시께 금효길 기획감사실장이 월전리를 방문, 이에 대한 군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 실장은 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민들과 군, 군부대가 지난해 12월 협의된 사항 이외의 별도 이전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며 유 후보의 발언 내용은 근거 없음을 해명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선거와 관련된 사안일 뿐만 아니라 상대 후보와도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는 민감한 사안으로, 상대 후보자에게는 사실상 득표로 연결될 수 잇는 상황 전개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의 공무원이 일방적으로 선거전에 나선 한쪽 후보자의 발언에 대한 해명을 한 것이어서 특정 후보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공무원 선거 개입이라는 시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더욱이 이 문제와 관련, 주민들은 군청을 찾아 민원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유 후보의 선거사무실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므로 순서로 따진다면 당연히 후보자 자신이 이를 직접 해명했거나 선거사무실에서 해명할 성질의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위 공무원이 이를 직접 해명하려 든 것이다.

이에 대해 금 실장은 "경찰 정보 계통을 통해 월전리 민원에 대한 얘기를 들어서 무슨 내용인가를 자세히 파악하러 갔던 것"이라며 "애초에 주민들과 얘기한 대로 훈련장을 옮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해명했다"고 말하고 있다.

26일 본사 기자가 목격한 기획 감사실 내 문건에 대해서도 증거는 확보될 수는 없었으나 여전히 공무원 선거개입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담당계장은 극구 부인하고 있으나 이미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27일 군수 후보 초청토론회에 관한 답변 문건을 공무원이 작성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흘려버리고 말 사안은 아니다.

더욱이 '직원의 낙서'라고 발뺌했지만 정치분야 정당선택이라는 측면에 이르기까지 문건이 작성되어 있었던 점과 총괄분야로 묶어 문건을 작성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상반기 심사분석보고서를 작성했다는 담당계장의 해명은 아무래도 궁색하다. 권청사 부군수는 이에 대해 "간부직원은 물론 공무원들이 선거에 개입하는 사례가 없도록 해달라고 몇번씩 강조했다"고 밝히고 "내부적으로 그런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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