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탐방] 얼룩백이
[먹거리탐방] 얼룩백이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2000.01.29 00:00
  • 호수 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도 4호선이 지나가는 옥천읍 시외버스 정류장 옆에는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의 눈길을 멎게 하는 초가집이 한 채 오도막히 서있다. 마당에 서서 누런 볏짚으로 얹은 초가 지붕을 바라보며 어릴적 향수를 떠올리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추운 겨울 얼음을 지치다 추운 손 녹이려 찾아 들어간 시골집 방안의 포근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얼룩백이의 사장인 고명윤(49)씨가 오랜 건축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인테리어 한 내부는 전통적인 미와 현대적인 감각이 적절히 배합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고 동행과 조용조용 덕담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언뜻 보기에는 좁을 것 같은 실내지만 80명 정도의 손님을 너끈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실내를 가지고 있다.

"마당이 넓어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단위별 손님들의 구별이 갈 수 있도록 조화를 이루는 실내 그리고 저렴한 음식가격 때문에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고 사장은 말한다. 하지만 이런 음식점 분위기에 생명력을 더해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정갈하고 맛깔나는 음식일 것이다. "처음에는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요. 음식도 최대한 정성껏 내려고 노력하구요. 남은 음식이 있으면 왜 남겼을까 고민하고 연구하는 버릇도 생겨 났구요" 주방에서 직접 음식을 조리하는 고명윤씨의 부인 이혜숙(47)씨의 얘기다.

얼룩백이에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 음식은 이씨가 시어머니로부터 직접 배운 얼큰하고 시원한 선지해장국(3,500원)과 조개가 듬뿍 들어가 해물의 시원한 맛이 그대로 우러나는 칼국수(3,000원), 토종돼지 족(足)만을 구해 10여 가지의 양념을 넣고 만들어내는 토종족발(5인용 10,000원, 3인용 5,000원) 등이다. 고소한 족발이나 해물파전(5,000원)과 함께 마시면 그 맛이 더한 `뻑뻑주'(4,000원, 동동주 단지에 넣어두는 용수에서 맑은 동동주를 걸러내고 남은 부분의 술)도 힘든 하루의 일상을 마친 노동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민물새우를 넣고 만드는 민물새우탕(大 15,000원, 中 10,000원)도 얼룩백이의 자랑거리다.

전체적으로 저렴한 음식가격과 깨끗한 손맛이 느껴지는 음식으로 점심시간이나 저녁 후 회식 자리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얼룩백이. 식사시간을 제외한 시간에는 온돌방에 방석을 깔고 앉아 이혜숙씨가 직접 다려 내오는 대추차(3,000원)와 한방약차(3,500원)를 마시면서 잠깐의 여유를 갖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