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우려에 대하여
 ㅎㅎㅎ
 2003-03-28 11:35:00  |   조회: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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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우려에 대하여

아래에 있는 분이 잘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이것을 풀어보겠습니다. 이것이 정말 걱정할 만한 일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사들이 거리로 나온다고 걱정하시는데 저는 그것이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교육자는 아니지만, 교육이란 무엇입니까. 사실 가르친다는 것은 정신을 개조(나쁘게 말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근대적 의미의 교육은 더 심한 사고의 변화를 강요하는 것입니다 )하는 것입니다. 정신적으로 채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입니다. 성숙한 이후에는 가르칠 수 없기에, 혹은 가르쳐도 잘 바뀌지 않기 때문이지요. 언어를 통한 교육보다 때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큰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사회에서 반미는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용어입니다. 반미주의자들이 이런 구호를 많이 사용합니다. "미제의 침략에 맞서야 한다."
미제 라는 미국은 곧 제국주의다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제국주의란 무엇입니까. 민족주의의 변형된 모습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민족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개념으로 형성된 것이지 실체는 없습니다. 저는 당신이 민족, 제국주의 등에 대해 공부하길 바랍니다. 그것을 공부한다면 세계를 보는 눈이 열릴 것이라고 믿습니다. 당신이 두려워하는 히틀러(파시즘) 또한 제국주의자에 불과합니다. 우리민족은 훌륭한 민족이라고 자랑하는 게르만 우월주의로 무장한 제국주의인 것입니다.

반전은 이데올로기가 아닙니다. 이데올로기란 인간이 세계를 분석하기 위해 만들어낸 일종의 도구입니다. 전쟁 없는 세상은 당신이 말한 유토피아적 세계(즉 절대선)입니다. 자신들은 절대선을 이루기 위해 전쟁을 하고, 전쟁을 그만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절대선은 현실 앞에 무력하지요. 그렇게 때문에 위대한 것입니다. 신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 관여한다면 신이 아니라 정치인이겠지요. 국익 때문에 파병을 찬성한다는 분도 계신데 인간의 피를 먹고 살아야 한다면 그것이 과연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전쟁은 절대악이므로 교사들이 반전시위를 하고 반전을 가르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전쟁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우익과 좌익이 따로 없습니다.

근대사회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사람은 '광기의 역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이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겉만 이성이지 광기의 변형일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우슈비트(헝가리어로는 오슈비엥침-축복받은 땅 이라는 뜻)의 학살은 가장 경제적으로 인간을 살인하는 방법을 고안해낸 인간의 이성입니다. 이런 이성을 아도르노는 '도구적 이성'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이성을 가장한 광기라고 생각합니다.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현대사회의 인간은 행복(꿈 이나 별)을 찾아 떠나지만 결국 이루지 못하는 것이라고 서양의 미학자가 말했지요. 고지식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현대사회는 외부에서 꿈(별)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안에서 만들어서 그 힘으로 걸어가는 것입니다. 결국 꿈은 외부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 있는 것입니다. 또한 하늘에 빛나는 별을 잡을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것입니다.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라는 소설을 읽어보신 듯 한데 소설이 교재로 쓰인다면 좋겠지만 소설은 사고에 변화를 주는 것 뿐이겠지요. 그리고 고리끼의 "너무 달구어진 새빨간 냄비로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 문장은 그런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계시길 바랍니다. 고리끼가 위대한 작가라고 말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고리끼의 소설이 지난 세대 운동권의 교과서인 이유 도한 억압받는자에 대한 옹호 때문입니다. 그러다 단지 운동권의 필독서이기 때문에 많이 알려진 책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러시아에 가면 고리끼 대학도 있으니 그만한 이유는 스스로 찾아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일독을 권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교사를 지성인이라고 말하셨는데 제 생각에 교사는 지성인이 아닙니다. 물론 일부는 지성인이겠지요.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교사가 지성인이라고 말할 만큼 지식과 양심을 가진 사람이 굉장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성인이면 보통 반전시위에 참가하거나 그런 목소리를 내거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반전시위를 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나쓰메 소세키 라는 일본 작가가 있습니다. 그의 소설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인간 전체에 몇 세기나 후에 찾아올 운명을 난, 나 혼자서 나의 일대에 겪어야 하니까 두려운 거라네. 일대라면 그래도 낫지만, 10년이든, 1년이든, 짧게 말해 한 달 내지 일주일이라도 변함없이 같은 운명을 겪어야 하니까 두렵다네. 자넨 거짓말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내 생활의 어디를 어떻게 절단해본들, 가령 그 단편(斷片)의 길이가 한 시간이든 30분이든, 그게 틀림없이 똑같은 운명을 겪고 있으니 두렵다네. 요컨대 나는 인간 전체의 불안을 나 한 사람에 모아, 그 불안을 1초 1분의 단시간에 응축시킨 두려움을 경험하고 있네."

우리들 각자가 고민하는 반전은 인간 전제에 대한 고민입니다. 역사가 진보하든 순환하든 우리는 지금 우주적으로 보면 인류의 고민을 떠 안고 가는 것입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전쟁을 보면서 어쩌면 세계가 망해가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저는 마지막으로 헤겔의 말을 빌려 볼까 합니다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이 깃들 무렵 날아와 운다.
2003-03-28 11:35:00
211.xxx.xxx.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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