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면 산계1리] 보청천 '독산' 감싸고 휘돌아 자연경관 일품
[청성면 산계1리] 보청천 '독산' 감싸고 휘돌아 자연경관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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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2.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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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계1리 전경

산계1리 주민들은 이곳에 사무실을 두고 운행하고 있는 개인택시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3대의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3명의 운전자(구충서.김병수.양시태)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것은 곧 청성에 연고를 두고 운행하고 있는 개인택시들이 택시 본연의 일인 서비스 개선은 물론 이용승객과 주민들에게 친절로 대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 테레비에도 나왔어. 택시를 부르는 사람이 있어 가다가도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웬만한 사정이 없는 한 태워줘서 청성 주민들 대부분이 개인택시 돈 안내고 타본 경험이 있을겨" 라고 시작되는 한 주민의 칭찬에 개인택시 운행자의 말이 산계리의 주민 분위기를 읽을 수 있게 한다.

"우리를 먹여 살리는 분들이 주민들인데 주민들에게 잘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닙니까? 우리도 자식을 키우고 부모를 모시고 있는 상황에서 영리목적이 아니더라도 빈자리 있을때 태워주는 것이야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예요."  이렇게 해서 청성면 개인택시는 주민들에게 신망을 얻었다. 이 세상에 택시비도 외상으로 이용하는 곳이 청성면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일정시간 이후의 택시 이용문제로 개인택시와 주민들간에 갈등이나 마찰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새벽이건 한밤중이건 24시간 근무가 이들의 기본 근무시간.

이들이 주도하는 산계1리의 인심은 어디를 가나 느낀다. 면소재지인데도 도로가 2차선도 안돼 이곳에 위치한 청성초교 어린이들이 교통사고 위험성을 항상 안고 불안한 나날을 보내자 주민들의 뜻을 모아 청성 우회도로를 건설하게끔 했다.  예로부터 보청천이라는 하천이 마을을 휘돌아 '독산'과 함께 금강상류의 수려한 경관이 특히 두드러지는 이곳 산계1리에는 물놀이철이나 행락철이면 강변으로 사람들이 많이 놀러오는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물놀이철이 끝난 후 버리고 간 쓰레기가 강변을 덮어 환경오염이 문제가 되자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우리 마을을 깨끗이 하자'는 구호 아래 노인회를 주축으로 부녀회와 의용소방대에서 주기적으로 자연보호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로 92년 10월5일에 이봉춘 노인회장이 마을환경을 깨끗이 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군수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마을 일이나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며 살고 있는 산계1리에는 106가구 35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행정의 중심지로 면사무소가 있는가 하면 청성농협이 위치해 있으며 농촌지도 상담소와 청성초가 청성지역 농업발전과 인재양성을 주도해왔다.  역사적으로 '굴산성'으로 불리는 산계리 토성이 마을 뒤 보청천 우회도로변에 있고 반대쪽 면사무소 위쪽으로는 저점산성이 위치, 삼국시대 신라.백제의 전략 요충지로 격전지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인근에서 일부 선사시대의 유물도 출토되었던 점에 비춰본다면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자연마을도 성저, 산성으로 성과 관련한 명칭을 갖고 있어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해주는 이곳은 산성에는 성산전씨가, 성저에는 김해김씨가 각각 25가구 내외의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지대가 산간지역이면서도 청산의 '칠보단장'과 연계한 청성 '뜰'이 넓게 펼쳐져 밭보다는 오히려 논농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벼농사를 중심으로 담배농사를 짓는 농가가 7가구 정도. 후작으로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을 정도이다.  면소재지라는 특성상 상가가 형성되어 있기는 하나 상가는 20여호에 불과하며 그나마 농사를 짓지 않는 상업 및 사업가구수는 10여호에 그치고 있다.  산계1리 산업구조가 주로 벼농사 위주의 구성을 나타내고는 있으나 산계2리에 농촌진흥원에서 운영하게 되는 시설포도 연구소가 자리잡게 됨으로써 영향을 받아 포도 등 과수재배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몇몇 가구가 포도재배에 손대고 있지만 벼 수매량이 해마다 줄고 포도시험소 등 외적 조건들이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이 마을에서 포도단지를 보는 일은 멀지 않은 장래의 일로 느껴지고 있다.  한때 청성농협에서 재배를 권장, 더덕을 재배한 농가가 있었으나 '중국산 싸구려 더덕'이 물밀듯 밀어 닥치는 바람에 대부분 실패하고 말았다. 무분별한 농업정책이나 수입농산물이 직접 농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셈이 되고 말았다.

우회도로가 생기기 이전에 '접도구역'이었던 관계로 소도읍가꾸기 사업을 못해 주민들이 교통사고 위험은 물론 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어 취락구조개선사업이 필요하다는 점과 마을회관이 없는 점, 과거 새마을사업시 시행했던 뒤고샅 등 마을안길과 하수구정비가 마을 숙원사업이다.

박태수씨가 어려서부터 남의 집 고용살이를 하는 등 역경 끝에 일구어낸 현재의 모습은 주민들의 귀감이 되고 있으며, 과수 재배 등으로 독농가를 이룬 이민우 새마을지도자의 노력도 주목받고 있는 농가이다.  전영태(서울)씨와 전영덕(대전)씨 등 출향인의 고향에 대한 관심이 주민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가운데 최병직(의회사무과)씨가 군내에서, 김영덕(경기도)씨가 공직생활을 하고 있으며 국방대학원 교수인 전경환씨도 산계리 출신이다.  "UR협상이니 농산물수입이니 하는 것들이 뒤숭숭하게 만들지만 그렇다고 살다가 말 수는 없는 아니요. 앞으로 많이 변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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