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옳았다
 송윤섭
 2021-02-10 11:51:24  |   조회: 3862
주민들이 옳았다.
주민자치의 힘은 민주주의를 성장시킨다.

안남면 태양광 반대활동은 일취월장하고 있다.
안남면에서도 가장 작은 마을 도덕2리 주민들은 이제 당당해졌다.
작년 처음 마을회의를 할 때 만해도 어찌해야 할 줄 몰랐다.
7,80 평생 땅을 부여잡고 살았던 마을 어르신들은 황당할 뿐이지 어떻게 우리의 의사를 표현해야 할지 몰라 했지만 의지는 분명했다.
평생 살아 온 우리 마을에 투기 목적으로 태양광이 들어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인허가를 다 내주었다니 더욱 화가 치밀어 올라오는 것이다.
마을회의는 만장일치.
투기 목적의 대규모 태양광 반대!
주민의견 무시하는 옥천군 인허가 당장 취소하라!
우리가 안남면의 주인이다!
우리 주민들은 개발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땅에 대한 추억이 생생하다.
한 포기래도 더 심어 볼 요량으로 경사진 밭을 소로 이랑을 만들고 마을사람 모두가 모여 품앗이로 담배를 심었던 밭이다. 나 역시도 처음 마을에 들어 와 어른들 틈에 끼여 멀칭 비닐을 들고 열심히 뛰어 다녔던 밭이다. 이제는 비탈이 심하고 야생동물 피해가 심해 경작이 어려워 방치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던 농지들이다.
옥천군수를 만나 쪼개기식 편법을 관행으로 일처리 한 공무원을 꾸짖어 달라고 사정하고, 안남이 투기의 장이 되지 않도록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받아 객관적인 근거로 인허가를 취소해 달라고, 현명한 판단으로 조속한 조치를 바란다고 안남주민의 뜻을 전달했다.
돌아 온 답은 `재차 검토해 보았으나 법대로 처리되어 달리 방법이 없다. 주민들의 마음은 이해되나 행정은 객관적인 법과 지침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였다.
업체는 기세 당당하게 중장비를 동원하여 사전작업을 하겠다고 쳐들어 왔고 주민들은 저항했지만 대책 없이 뒤로 물러나야 했다. 인근 파출소에서 나온 낯익은 경찰의 겁박도 한 몫 했다.
2020년 12월 28일 안남 주민들은 군청 본관 앞에 설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1천여 명이 되고 5인이상 사적 모임을 제한하는 엄중한 상황이었다. 안남주민들의 입장을 밝히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텐트를 설치해서 천막농성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50일 지났다.
우리 마을 분들은 난생 처음해보는 기록들을 세웠다.
1인 시위를 하고, 당번을 정해 오전 오후조로 나누어 농성을 하고, 유인물을 만들어 읍내 주민들께 설명하면서 나누어주기도 했다.
방송차량을 만들어 매일매일 옥천 전역을 돌고 있다.
옥천군수를 정면으로 바라보기가 왠지 어설펐던 고령의 주민들이 이제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옥천군수를 호통 치기도 한다.
현재는 충북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이다.
심판의 날 2월 26일
안남주민들의 요구가 정당하다는 `인용`이란 소리를 고대하고 있다.
2021년 2월 4일 충청북도 도청 서문에서 충북의 사회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도청 앞에서 추위에 달달 떨고 왔지만 속이 후련하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은 충북 도민으로 평생을 살았지만 도청에 와 보는 일은 난생 처음이란다.
행정관청을 출입할 일이 없었던 한 평생의 소박한 농부의 삶이었기에,
주민 대다수는 자본이 판치는 세상에서 복잡한 세상이치 이해 관계없이 자연과 더불어 땅을 일구면서 살아 온 순수한 농민이었다.
국책사업이란 틈새를 뚫고 지자체의 허술한 대응을 꼼수로 대처해 나가면서 농촌 구석구석을 파헤치고 있는 난개발 행위는 반드시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농지는, 농촌은 농민들의 몫이어야 한다.
설 명절에는 조금 긴장을 풀고 그동안 안남태양광 반대활동을 되돌아보려고 한다. 마음이 뭉클하다.
안남 주민들이 자랑스럽다. 마을 어르신들이 자랑스럽다.
함께 살 맛 나는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남 주민들의 힘을 충분히 온 몸으로 느끼면서 지역일꾼으로 살고 있는 나 또한 자랑스럽다.
2021-02-10 11: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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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찬 2021-02-13 17:52:52 211.xxx.xxx.230
태양광 반대를 한다고 해서 신경쓰고 신문기사와 많은 경로로 들으면서
왜 이런일이 벌어질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젠 조금씩은 알것 같으네요
군에서 말하는 "법대로 했다"
"행정은 객관적인 법과지킴"
군 담당자님
하나만 물어볼게요
법과 행정을 잘지키셨나요
그래서 쪼개기식 허가를 모르시고 승인을 내주신건가요
이젠 돈 없고 빽 없는 그져 평생을 땀 흘려가며 삶의 일부가 된 시골마을 쑥대밭으로
만드는게 법이고 행정인가요?
안남주민분들게 부탁 드립니다
끝까지 투쟁하여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세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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