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흡연에 무관심한 학교

중·고생들 교내 흡연 … 83% 경험, 흡연규제 미흡, 1년새 24%P 높아져

2004-02-14     류영우 기자

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해서는 일선 학교의 적극적인 지도·단속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천군보건소(소장 황인호)가 지난해 군내 중·고등학교 학생 2천971명을 대상으로 흡연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규칙적인 흡연자 133명 가운데 83.5%인 111명이 교내에서의 흡연경험이 ‘있다’라고 답했다.

2002년 조사에서는 흡연을 하고 있는 학생가운데 59.5%가 학교에서 흡연을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관내흡연 비율이 24%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학년별로는 중학교가 35명의 흡연자 가운데 65.7%인 23명이 교내 흡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고등학교에서는 98명 가운데 89.8%인 88명이 교내 흡연 경험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교내에서의 흡연률이 80%를 넘어서고 있지만 학교에서의 흡연규제는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의 흡연규제여부와 관련 2천950명 가운데 24%인 708명이 ‘안 한다’라고 답했고, 실제 흡연학생에 대한 제재 목격경험은 2천961명 가운데 32.8%인 970명만이 ‘있다’라고 답했다.  흡연 단속 교사에 대해서는 2천964명 가운데 18.8%인 556명만이 ‘있다’라고 답했고 ‘없다’나 ‘모르겠다’라는 답변은 각각 13.2%(391명), 68%(2천17명)였다.

학생들의 의견도 이 같은 조사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한 학생은 “선생님들은 알면서도 잡지 않고, 학생들은 벌점이나 벌칙, 반성문 몇 장 쓰고 말자는 식이다”라며 “학생들의 흡연 장소에 대해 선생님께 말해도 ‘벌점을 줘도 안 된다’라며 잡지 않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옥천상업고등학교 송관섭 교장은 “흡연학생을 벌하는 학칙이 존재하지만 실행에 옮겨지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학생들의 흡연률 감소를 위해서가 아닌, 더 이상 흡연자들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교사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사들이 흡연에 대한 지도, 단속을 교육과정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잡무’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교내 흡연을 막는 적극적인 활동과 함께 금연에 대한 정보를 학생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황인호 보건소장은 “지금까지 금연교육에 있어 보건소의 구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흡연자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지도, 단속과 함께 학생들을 상대로 한 교육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황 소장은 “학교에서의 단속이 결코 흡연자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며 분위기에 휩싸여 흡연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교사에 대한 금연 교육과 학생들에게 흡연의 유해성을 인식시키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