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한흥의 옥천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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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와 돼지농장의 앞날
  • 오한흥 ohhh@okinews.com
  • 승인 2002.07.25 00:00
  • 호수 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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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 정구완 의장이 대표로 있는 청산면 인정리 양돈단지 (주)중원농산과 주민들간의 마찰이 반 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환경오염을 이유로 (주)중원농산에서 추진, 또는 추진하려 했던 음식물쓰레기 반입 및 퇴비화사업에 대한 확실한 포기다.

지난 해 (주)중원농산이 제출해 군 환경수질과로부터 적합통지를 받은 폐기물처리사업 계획서에 따르면 이 계획서대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주)중원농산에서 수거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인근 대전광역시를 포함해 충남, 경북, 전북지역의 학교, 병원, 공장 등으로부터 하루 32.75ton이라는 결코 작지 않은 양이다. 이 중 0.6ton이 유일하게 청산면 판수리에 있는 식품공장이다. 사실상 전량의 음식물 쓰레기가 타도에서 반입되는 것이다. 인정리 주민들이 특히 우려하는 건 병원 음식물 쓰레기다. 주민들의 반대는 확고하다.

제목, 서약서/ 성명, 정구완/ 생년월일, 39년 5월30일/ 지번, 옥천군 청산면 인정리 950번지,951번지,919번지/ 면적, 약2,450평/ "상기인은 위 부지(청산면 인정리 950번지외 2필지 2,450평)에 추진하고 있는 음식물 처리및 퇴비화사업을 인정리내에서는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며 다음과 같이 서명 날인함. 2002년 1월12일/ 확약자 중원농산 대표 정구완 (서명)

내용대로만 하면 주민들의 민원은 정리가 다 된 것이다. 그런데 6개월이 흐른 지금, 정 대표는 절반의 약속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퇴비화 사업만은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가 누구신가? 돼지키우는 회사 사장이기도 하지만 잘 아는 바와 같이 재선의원에, 현재 군의회 의장 아니신가. 군의회가 뭘하는 곳이지 몰라서 이러신단 말인가. 3주전 의장 취임인터뷰에서 "현장에서 주민들 목소리를 듣겠다"던 말씀을 벌써 잊으셨는가.

정 의장께 권한다. 반 년을 넘게 끌어 온 이번 인정리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시라. 방법도 알려드리겠다. 자신이 서명한 내용대로만 이행하시면 된다. 아니면 모든 공직을 깨끗히 정리하시고 돼지나 열심히 키우시던지. 모르긴 해도 청산면 출신 김재철 의원의 입장이 보통 난처한 게 아닐 것이다. 민원 발생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주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나눌 사람들이 누군가를 안다면 정녕 정 의장이 이럴 수는 없음이다.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출발하는 군의회만을 생각해도 그렇고.

이 일과 관련해 이번 주 본보 인터뷰를 통해 밝히신 정 의장 얘기를 들어보자. "음식물 퇴비화와 관련 주민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반발하는 점이 안타깝다. 주민들이 반대하면 설치할 필요는 없다. 음식물 퇴비화를 이해하는 지역이 있으면 시도하겠다. 하지만 인정리에서는 안한다" 무슨 큰 인심이나 쓰듯이 정 의장은 이렇게 말씀하시면 안된다. 인정리 주민들이 `지금 있는 돼지막까지 좋다는 마을 찾아서 몽땅 다 가져가라'면 어쩌시려고 이런 말씀을 하시는가. 그리고 말은 바로 하자.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이어서 정 의장이 특허처럼 애용하는 선진지 견학 얘기다. "양돈단지를 처음 조성할 당시 주민들과 함께 선진지 견학을 통해 시설을 확인했으나 현재 청산 양돈단지는 그 당시 견학했던 시설과 전혀 다르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현재 청산 양돈단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시인하며 "경험이 없어 업자에게 속았다"고 말씀하신다.

같은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에 대해 어떻게 이런 말씀을 하실 수가 있는가? 묻겠다. 정 의장은 지금 그토록 `문제가 전혀 없다'고 확신하는 음식물쓰레기 퇴비화 사업에 대해 경험은 있으신가? 문제가 생기면 그 때가서 또 "경험이 없어 업자에게 속았다"고 말씀하실텐가? 정 의장은 부디 정신 바싹차리고 이번 인정리 문제를 잘 풀기 바란다. 이번 일이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정 의장과 정 대표가 이끄는 군의회와 (주)중원, 돼지농장의 앞날이 좌우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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