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이라는 생각 가져본 적 없어요"
"출향인이라는 생각 가져본 적 없어요"
[내고향 옥천] 언제나 옥천사람 한용수 세무회계사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2.07.18 00:00
  • 호수 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세무회계사 한용수씨

'도르륵 도르륵 틱틱' 도트프린터 돌아가는 소리가 경쾌한 아침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

11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이리저리 움직이고 세무회계사무소답게 보이는 문서에는 어김없이 숫자가 들어가 있다. 낯설게 소파에 앉아있는 새 식구도 보인다.
 
지난 16일 한용수(39) 세무회계사무소의 아침풍경은 바쁘게 움직이는 도심 속 활기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개인사무소라 단촐한 사무실만을 생각했는데 빌딩 한 층을 차지하는 사무실 건물에는 거미줄처럼 잘 짜여진 조직의 모습이 엿보인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어서 모습을 드러낸 한용수 세무회계사는 대뜸 "난 지금 옥천도 자주 가고, 94년도까지 옥천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내가 무슨 출향인이냐?"며 "난 옥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고향에 대한 애착과 늘 고향을 마음에 두고 있어서 그랬는지 출향인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들었나보다. 집과 직장은 대전에 있지만, 한용수씨는 아직도 옥천에 사는 것 마냥 그렇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다.
 
"이번에 도의원 나갔다가 떨어진 배형중이나 현대해상 다니는 이재호가 내 친구들이에요. 형중이는 어느 정도 이미지를 구축해 놔서 다음엔 유리할 것 같아요. 고향 얘기라야 뭐 지금 지적공사 자리가 우리집이었거든요. 삼양초등학교 다닐 때 붕어낚시도 하고 멱도 감고, 매일 그 하천 돌다리 건너며 학교를 가곤 했죠. 여름에 장마지면 그 하천에 돼지도 떠내려 오고, 수박, 참외도 떠밀려 왔는데, 다른 건 몰라도 물은 왜 그렇게 줄었는지 모르겠어요"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옥천중 27회 동창회장을 맡아서 고향에 대해 친구들과 많이 생각해봤다는 한용수씨는 대전과 옥천에서 꾸준히 고향사람을 만난다고 말했다.  "허리 디스크 얘기는 꼭 써줘요. 98년에 수술해서 완치된 지가 벌써 4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건강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요. 디스크 때문에 4∼5년은 고생했는데 지금은 아주 건강하답니다"
 
고향의 발전에 대해서는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군행정을 이끌어 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전원단지 주택개발이나 연수원시설, 영어 캠프, 가족단위 캠핑장 등 다양한 특성의 캠프 시설을 유치해 활용하면 참 좋을텐데. 교육문제 때문에 옥천을 떠난다 하더라도 아이들 다 키운 중·장년 부부들은 고향생각하며 다시 와서 살 수 있잖아요. 문화환경마을, 전원마을로 거듭났으면 해요"
 
대전 충남 사회복지협의회 감사를 맡으면서 사회복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게 되었다면서 옥천도 사회복지협의회 지부가 있는지 물어봤다. 한용수씨는 올바른 기부문화 정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제대로 된 사회복지 네트워크가 구성되려면 공동모금제보다 지정기탁제의 기부문화가 자리잡아야 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기부한 자신의 돈이 어디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안다면 기부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고 도와준 사람도 더 뿌듯해 할 것 아니겠어요"  한용수씨는 "곧 중촌동으로 자리를 옮겨 이제 11년째 들어선 세무회계사무소를 좀 더 튼실하게 가꿔 나가고, 고향과 사회에 대한 관심 또한 놓지 않을 것"이라며 힘차게 하루를 시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