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휩쓸고 간 지역경제 'SOS'
메르스가 휩쓸고 간 지역경제 'SOS'
일매출 1만원이하 상가 속출, 내·외수 '악몽의 열흘'
대전·당진·창원 등 지자체가 나서 내수시장 확대 노력
  • 이현경 기자 lhk@okinews.com
  • 승인 2015.06.19 13:47
  • 호수 1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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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로 인해 체험마을 및 숙박업계도 타격을 입었다. 안터마을은 16일까지 개최하기로 했던 반딧불이 축제가 사실상 중단됐다.

일일 매출 1만원. 매출 40% 급감. 외래 손님 80% 감소. 300여명 예약 줄 취소.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가 휩쓸고 간 지역경제는 '참담하다'. 열흘이 넘게 사실상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한 읍내 상가들은 메르스 이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메르스 공포감이 최고조에 올랐던 지난주 수·목·금(10일·11일·12일). 가게 문을 열어놓아도 오는 이 하나 없어 일찍 문을 닫고 들어가는 상가가 속출했다. 일일 매출이 1만원 대 그치는 상황이 지속되자 문을 열어 놓는 것보다 닫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주민들의 발길이 끊긴 읍내 상권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40% 이상 급감하는 살얼음 같은 한 주를 보냈다. 이는 읍내 위치한 의원과 약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메르스가 병원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의원, 약국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도 끊겼다. 간혹 약국에는 손 소독제나 마스크를 사러오는 손님들이 있었지만 의원을 찾는 절대량이 줄어든 만큼 의원과 약국들도 직전 주와 비교해 매출이 40%정도 줄었다.

메르스 환자가 다녀갔다고 알려진 옥천성모병원과 택시업계의 불황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성모병원의 경우 입원환자는 65%가, 외래환자는 80%가 급감했다. 평소 일일 내원 환자가 350~400여명에 이르지만 메르스가 휩쓸고 간 뒤 성모병원을 찾는 환자는 많아야 70여명 수준이다. 택시 업을 하고 있는 주민들은 하루 12시간에서 18시간 운영을 해도 2만원을 벌기 힘든 실정이라 호소했다.

읍내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이런 전염병이 돌면 당연히 상권이 박살나는 결과는 뻔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럴수록 군에서는 상가들에 손잡이 소독하게 하고 메르스 예방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그리고 군민들에게 상가에서 철저하게 예방하고 있다고 홍보를 해야 안심하고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메르스 대책이라는 것에는 지역 상권을 살리는 방안도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체험마을·캠핑장, 잇따른 예약 취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숙박업계도 울상이다. 6월부터 탄력을 받아 7~8월 성수기를 맞이해야 할 체험마을들에서는 잇따른 예약 취소에 운영 지장을 겪고 있다. 안남면 산수화권역의 경우 주말 예약 단체손님 두 팀이 취소했다. 안내면 햇다래권역 상황도 마찬가지. 약 50여명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13일, 14일 주말 영업을 포기했다.

동이면 안터마을의 경우 16일까지 열기로 예정돼 있던 반딧불이 축제가 사실상 중단됐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 20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안터를 방문했으나 메르스 사태 후 예약이 줄 취소된 것.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두레권역의 경우 예약손님 300명이 취소해 약 6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캠핑장 이용객이 80%나 감소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터마을과 한두레권역에서 고정비용으로 사용한 돈은 몇 백만원 단위다. 장령산자연휴양림도 6월17일 기준 27건의 예약이 취소됐다.

■ 침체된 지역 경제 살리기 나선 지자체들

메르스로 지역 경제가 침체된 것은 비단 옥천군뿐만이 아니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지역 상권이 얼어붙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 상권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지자체들이 눈에 띈다.

당장 인근 대전에서는 시청·구청을 포함해 교육청까지 구내식당 운영을 중단하며 지역 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시청에서는 800여명, 개별 구청에서는 300여명의 공무원들이 거리로 나와 소비에 나선 것이다. 대전시청 외에도 구내식당 휴무일을 늘린 지자체는 보령시, 서산시, 고령군 등 많다.

지자체가 지역 기관 단체들과 협조해 '전통시장 가는 날'을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다. 당진시 공무원들은 1인당 당진사랑상품권 5만원을 구매해 소비 확대에 나섰으며, 창원시는 온누리 상품권 판매 할인율을 5%에서 10%로 늘려 소비 촉구에 나섰다. 5급 이상 공무원은 10만원, 6급 이하 공무원은 5만원을 구매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창원에서는 관광·숙박 분야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공무원부터 월1회 휴가 사용을 의무화해 지역 관광 기회를 늘리고 있다.

■ 옥천군, 구내식당 휴무일 늘리고 소상공인 지원 자금 푼다

옥천군에서는 메르스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구내식당 휴무일을 늘리는 것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옥천의 상황만 놓고 보면 이번 주가 고비인 만큼 이번 주가 지나고 나면 경제 살리기 정책을 해 나갈 예정인 것이다. 자치행정과 역량강화팀 김해동 팀장은 "아직 구체적인 날짜와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구내식당 운영을 잠시 중단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지원자금으로 확보된 군 예산을 조기에 집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소상공인지원조례가 새롭게 만들어져 이자차액보전을 할 수 있게 된 만큼 경영안정화 자금 지원 대상 조사를 빠른 시일 안에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육성자금은 지자체 자금 외에도 충청북도 자금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충청북도 자금은 신청기간이 22일부터 26일까지로 충북신용보증재단(249-5780)에 문의하면 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731-0924)의 자금은 '메르스 피해 특별 자금'으로 외식업 이외에도 여행업, 교육서비스업, 스포츠·오락업 등 업종 제한 없이 자금을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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